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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과학자들 北 핵실험 참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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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과학자들 北 핵실험 참관설"

입력
2013.02.1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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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이란의 핵 협력 정황과 증언이 잇따르면서 미국과 국제사회가 이란과 북한의 핵 커넥션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북한의 3차 핵실험 당시 이란 과학자들이 직접 참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서방 외교관을 인용해 15일 워싱턴발로 보도했다. 북한 문제에 정통한 이 외교관은 "이란이 작년 11월 북한에 핵실험을 현장에서 지켜보겠다는 의향을 밝히면서 대가로 수천만 달러를 중국 위안화로 지급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북한과 이란의 핵 커넥션이 사실로 드러나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비핵화 정책은 물론 이란 핵문제까지 새 국면을 맞게 된다. 이 외교관은 "이란은 북한의 이번 핵실험을 자체 지하 핵실험 기술을 획득할 기회로 여겼다"며 "이란이 실제로 핵실험 자료를 입수하면 상황이 심각해진다"고 경고했다.

교도통신에 앞서 뉴욕타임스가 미국 고위 관리를 인용해 "북한이 이란과 북한 자신을 위해 핵실험을 한다는 것은 가능성이 크다"고 전하는 등 국제사회는 북한 핵실험을 계기로 북한과 이란의 핵 커넥션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13일 "북한의 핵실험은 국제사회의 비확산을 위협하는 것으로 이란과도 연계돼 있다"고 가세했다.

물론 이란과 북한의 핵 커넥션을 사실로 밝혀줄 구체적 증거나 단서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증거 확보의 어려움을 감안할 때 이란과 북한이 이를 공개하지 않는 이상 확증을 잡기는 불가능하다는 관측도 있다. 핵확산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는 "이란과 북한의 핵실험 협력에 대한 직접적 증거가 없다"면서도 "(어느 쪽으로든) 결론을 내리는 것은 성급할 수 있다"고 인터넷매체 더비스트에 말했다.

그러나 이란과 북한 커넥션의 정황이 시간이 갈수록 뚜렷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란과 북한은 지난해 말 핵이 포함될 수 있는 과학분야의 협력을 위한 협정까지 체결했다. 북한과 이란이 무기급 우라늄 농축이 가능한 시설을 보유하는 등 유사한 핵개발 계획을 추진하는 것은 핵 커넥션의 또 다른 정황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국제사회는 이란이 북한에서 대리 핵실험을 할 것이란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이란으로선 핵개발을 위해 핵실험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는 미국이 제시한 레드라인(금지선)을 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란이 북한에 돈, 원유 등을 주고 원정 핵실험 또는 핵실험 정보의 공유를 제안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북한과 이란은 미사일 기술 개발에서는 협력한 사실이 이미 드러난 상태다. 협력 초기인 1980년대에는 북한이 이란에 미사일 기술을 수출했으나 이후 이란이 기술 개발에 앞서면서 북한에 역수출까지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의 북한전문 인터넷 매체인 38노스가 14일 북한이 함경북도 무수단리에 건설 중인 새 발사대가 이란의 셈난 로켓 발사장에 있는 것과 유사하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사례에 속한다.

북한과 이란의 핵 커넥션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핵 없는 세상을 주창해온 오바마 정부의 비핵화 전략은 대폭 수정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오바마 정부는 집권 4년 동안 북한의 두차례 핵실험과 이란의 우라늄 농축능력 확대를 방관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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