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총리 후보자 가족의 현대전자 주식 매매가 15일 도마에 올랐다. 정 후보자가 사외이사를 지낸 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 주식을 배우자와 아들이 매수한 시점이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이 터진 1999년이란 점에서 이들의 투자 배경과 차익 실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정 후보자는 2000년 2월 재산공개에서 배우자와 아들이 현대전자 주식 468주(배우자 278주, 아들 190주)를 매입했다고 신고했다. 당시 현대전자의 주 당 가격(2만~3만원)을 감안하면 매입 대금은 1,000만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이후 2001년 3월 아들 명의의 현대전자 주식 중 140주를 처분했다. 결국 아들은 1999~2000년 해당 주식을 거래한 것으로, 현대전자 주당 가격의 99년 최저가와 2000년 최고가를 기준으로 최대 99.3%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다. 당시 사건 수사는 서울중앙지검이 맡았고 정 후보자는 광주고검 차장검사와 대검 감찰국장으로 재직했다. 정 후보자 측은 “어떤 배경에서 현대전자 주식을 매수했는지 알 수 없지만 당시 배우자는 주식으로 큰 손해를 봤다”고 해명했다.
정 후보자 배우자는 2007년 하이닉스(옛 현대전자) 150주를 다시 매입하는데 이듬해인 2008년 정 후보자는 하이닉스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정 후보자 측은 “사외이사 재직 중에도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에 따른 재산상 이익은 없었다”고 밝혔다.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친형 회사가 인천공항에너지㈜의 68억원 규모 공사를 불법 수의계약으로 따낸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돼 논란이 일고 있다. 유 후보자의 친형이 대표인 대양종합건설은 2010년 11월 인천공항에너지의 열수송배관공사를 따냈다. 경쟁 입찰이 원칙인데도 정부의 승인 없이 수의계약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당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었던 유 후보자가 입김을 행사했는지 여부가 청문회 쟁점이 될 전망이다. 유 후보자 측은 “형에게 편의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도 ‘농지법 위반’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유 후보자는 2006년 재산공개에서 본인 명의의 경기 가평군 설악면 농지를 신고했다. 현행법상 농지를 소유한 외지인은 농사를 지어야 하는데, 유 후보자는 농사를 짓지 않았다. 이에 유 후보자 측은 “해당 토지에 대해 영농계획서 상 묘목 식재를 목적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아 소유권을 이전했고 실제 잣나무를 심어 관리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요청안 자료에 따르면 서남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재산은 본인 명의의 경기도 과천 아파트(5억5,900만원)를 포함해 총 8억1,229만원이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양천구 목동 아파트(6억9,300만원)를 포함해 9억6,279만원, 유정복 후보자는 경기도 김포 아파트(5억5,900만원) 등 11억5,852만원, 유진룡 후보자는 광진구 자양동 주택(6억9,400만원) 등 15억2,047만원을 각각 신고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