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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사령탑도 파리목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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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사령탑도 파리목숨

입력
2013.02.15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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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계에 사상 초유의 칼바람이 불고 있다. LIG손해보험은 14일 "이경석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호세 트레이너를 감독대행으로 남은 시즌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신영철 (대한항공)전 감독, 신춘삼(KEPCO) 전 감독에 이어 2012~13 NH농협 V리그 남자부에서만 벌써 3명의 감독이 교체됐다. 6개 구단으로 운영되는 남자부에서 절반의 팀이 시즌 중 감독 교체를 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말 그대로 극약 처방

감독 교체의 이유는 성적 부진이다. 지난 시즌까지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갔던 대한항공은 시즌 초반 4위로 순위가 하락하자 전반기가 끝나고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중 신영철 감독을 경질했다. KEPCO도 시즌 초반부터 이어진 연패가 '19'까지 이어지자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감독 교체를 결정했다. 이는 LIG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KOVO컵에서 우승한 데 이어 시즌을 앞두고 '쿠바 특급' 까메호를 데려오며 올 시즌 남자부에서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혔다. 전반기를 2위로 마칠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지만 올스타브레이크 이후 2승6패로 부진, 순위가 4위로 내려 앉자 감독 경질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단기적으론 약발, 장기적으로 글쎄

지금까지 V리그 남자부에서 시즌 중 감독 교체는 총 3차례 있었다. 2009년 2월 공정배 KEPCO 감독이 개막 후 25연패를 당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 자리에서 내려왔고, 2009~10 시즌에는 진준택 대한항공 감독, 박기원 LIG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결과적으로 감독 교체의 효과는 나쁘지 않았다. KEPCO는 2008~09시즌 차승훈 감독대행 체제로 맞은 첫 경기에서 상무에 승리를 거두고 25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2009~10 시즌 대한항공도 감독 교체 이후 4연승의 상승세를 탔고 결국 LIG를 제치고 PO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시즌 중 감독 교체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다. 단기적으로 선수들에게 충격 요법으로 통할 수 있겠지만 긴 안목에서 봤을 때 시즌 중 팀의 수장이 바뀌는 것은 선수들에게 또 다른 혼란을 줄 수도 있다.

이재구 KEPCO 감독대행은 14일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패해 20연패를 당한 뒤 뼈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사실 배구라는 것이 감독이 바뀐다고 3~4일 연습해서 크게 달라지기는 어렵다"며 "분위기 쇄신도 하고 정신력으로 버텨야 한다고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올 시즌이 끝난 뒤 남녀부에서 대대적인 사령탑 교체가 단행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벌써부터 흘러 나오고 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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