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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맞네"

입력
2013.02.15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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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체인지업 위주 40개 투구

감독 "던지는 자세 아주 부드러워"

투수코치 "체인지업도 훌륭했다"

포수 "스트라이크존 좌우 잘찔러"

혹평했던 언론도 "적응력 뛰어나"

달리기 훈련에선 이틀 연속 꼴찌

푸른 색 유니폼에 푸른 색 운동화, 글러브까지 푸른색이었다. LA 다저스의 '푸른 피' 류현진(26)이 코칭스태프가 지켜보는 가운데 처음으로 불펜 피칭을 마쳤다.

류현진은 1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 스타디움에서 계속된 스프링캠프 사흘째 오른손 투수 잭 그레인키와 함께 불펜에 올라 공을 던졌다. 슬라이더는 팔꿈치와 어깨에 무리가 가는 만큼 직구와 커브,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위주로 40개의 공을 뿌렸다. 다저스는 류현진의 첫 불펜 피칭에 맞춰 앞으로 꾸준히 호흡을 맞추게 될 주전 포수 A.J 엘리스에게 마스크를 씌우며 '괴물'에 거는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100%의 전력 투구는 아니었지만 코칭스태프는 잇달아 호평을 쏟아냈다. 류현진의 뒤에서 투구를 지켜본 돈 매팅리 감독은 "비디오테이프로만 보다가 오늘 류현진의 투구를 직접 봤다"며 "공을 던지는 자세가 아주 부드럽다. 공을 던지는 전체적인 동작이 좋고 제구, 포수와의 호흡 등 모든 것이 좋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릭 허니컷 투수코치 역시 "직구를 원하는 곳에 꽂아 넣는 솜씨가 뛰어나다. 체인지업도 훌륭했다"고 호평했다.

류현진은 한국 무대 시절 윤석민(KIA)과 함께 몸이 가장 유연한 투수였다. 근육질 체형은 아니었지만 187㎝ 98㎏의 신체조건을 최대한 활용해 높은 타점에서 직구를 던질 줄 알았다. 신인 시절부터 류현진을 곁에서 지켜본 조대현 한화 컨디셔닝 코치는 "다리에서 모은 힘을 손 끝으로 전달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선천적으로 몸이 유연해 타자 입장에서는 좀처럼 타이밍을 잡기 힘든 투수"라며 "타자에게 체인지업이 먹혀 드는 이유는 이에 못지 않은 위력적인 직구가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포수 엘리스의 생각도 같았다. 불펜 피칭을 마친 뒤 류현진과 가볍게 포옹을 한 엘리스는 "체인지업뿐만 아니라 직구가 좋았다. 무엇보다 직구가 두 가지 움직임으로 들어왔다(일직선으로 오는 것과 투심 패스트볼처럼 끝에서 살짝 휘는 직구가 있었다는 의미)"며 "안정적인 폼으로 던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여유 있게 스트라이크존의 좌우를 찔렀다"고 말했다.

첫 번째 불펜 피칭을 성공적으로 마친 류현진은 17일 두 번째 불펜 피칭을 할 예정이다. 스스로 "직구와 체인지업의 내용에는 만족하나 커브의 각도가 잘 꺾이지 않았다. 17일엔 변화구를 좀 더 가다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저스는 24일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시범경기를 시작한다. 류현진은 "너무 보여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시범 경기도 몸을 만드는 과정이다"면서도 "하지만 선발 경쟁에서 꼭 이겨 높은 순번의 선발로 올라가겠다. 불펜에서 던지는 건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구장의 인근 약 1마일(1.6㎞)을 도는 크로스컨트리에서 40명의 투수 중 최하위에 그친 류현진은 이날도 러닝 훈련에서 꼴찌에 머물렀다. 투수들의 하체를 단련하기 위해 야구장 오른쪽 폴에서 왼쪽 폴까지 전력으로 달리는 '폴 투 폴'(pole to pole) 달리기에서 류현진은 동료를 따라가지 못했다. 4회 왕복으로 이뤄진 훈련에서 두 번째 왕복까지는 선두권을 유지했지만 3번째 왕복 레이스부터 후미로 처지더니 4번째 왕복 코스에선 아예 가볍게 뛰는 것으로 훈련을 마쳤다.

하지만 전날 악평을 쏟아 낸 현지 언론은 의외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렸다.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MLB닷컴의 켄 거닉 기자는 러닝 훈련 결과 보다 불펜 피칭에 초점을 맞추며 "류현진은 원래 오른손잡이임에도 왼손 투수로 자신을 단련시켰다. 그만큼 적응력이 뛰어나다"면서 "하지만 천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한국 야구의 관행에서 벗어나 현지 분위기에 빨리 적응해야 할 필요성은 있다"고 말했다. 거닉 기자는 전날 류현진의 장거리 달리기 실력을 비판하며 "담배를 끊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한 주인공이다.

함태수기자 ht7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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