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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는 '짬밥' 순? 김기용 일병, 백홍석 훈련병 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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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는 '짬밥' 순? 김기용 일병, 백홍석 훈련병 꺾다

입력
2013.02.15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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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전날인 9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바둑TV 대국장에 김기용과 백홍석, 허영호 등 현역 군인 프로기사 세 명이 나란히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제8기 원익배 십단전 본선 16강전 대국 출전을 위해 설 연휴 특별외박을 받은 것이다.

셋 모두 1986년생 동갑으로 김기용은 지난해 10월30일 육군에 입대해 이제 막 일병 계급장을 달았다. 백홍석과 허영호는 지난 1월 7일 해군에 동반 입대해 신병 훈련 중이다. 모두 승부사로서 한창 활동하던 시기에 입대해 아쉬움을 남겼다. 가끔씩 부대의 배려로 특박을 받아 일부 기전에 출전할 수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향이다.

해군은 특히 매년 4, 5명씩 프로기사들을 바둑특기병으로 선발해 동료 장병 및 지역 주민들에게 바둑 보급 활동을 하도록 해 군 복무 기간 중에도 바둑을 가까이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해군 복무 중인 프로기사는 9명(홍민표, 전영규, 김현섭, 고근태, 진동규, 백홍석, 허영호, 윤준상, 강창배)이며 3월에는 원성진이 입대한다.

이날 대국에서는 육군 일병 김기용과 해군 훈련병 백홍석이 맞대결이 눈길을 끌었다. 백홍석은 "입대한 지 한 달 정도 밖에 되지 않았는데 스튜디오가 무척 낯설고 바둑돌이 손에 착착 감기는 느낌이 없어 돌 놓는 연습 좀 해야겠다"면서 "허영호와 함께 5주 훈련을 마친 상태인데 후반기 교육을 5주 더 바도 자대에 배치된다"고 말했다.

인천 17사단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김기용은 "본격적으로 바둑 공부할 형편은 아니지만 틈틈이 컴퓨터로 기보를 찾아 볼 정도의 시간은 있다"며 "이 대국에서 이기면 계속 특박을 받아 출전할 수 있으니 열심히 둬야겠다"며 웃었다. 바둑TV 해설자 유창혁은 "제가 입단한 지 30년쯤 됐는데 군인끼리 대국하는 모습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대국 결과는 김기용의 승리. 이어서 벌어진 또 다른 대국에서는 민간인 강동윤이 허영호를 이겼다. 김기용과 강동윤은 3월 8강전에서 맞붙는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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