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총기사고 사망자의 3분의 2가 자살로 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미국 연방질병통제센터(CDC)에 따르면 2010년 한 해 동안 총기사고로 사망한 미국인 3만여명 중 67%인 2만여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미국의 자살률은 2003년 이후 무려 12%나 증가했으며 10대의 사망 원인에서도 자살은 3위에 올라 있다.
뉴욕타임스는 “총기에 의한 타살보다 자살이 더 많은 만큼 이에 대한 논의와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최근의 총기규제 논의가 대량살상을 방지하는 것에만 집중되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총기자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이유는 무엇보다 치사율이 높기 때문이다. 하버드대 부상통제연구센터(HICRC)는 보고서를 통해 약물로 자살을 시도할 경우 치사율은 2%에 불과하지만 총기를 사용할 때는 85%에 이른다고 밝혔다.
총기 소지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자살률이 높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미국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와이오밍과 몬태나, 알래스카는 인구당 총기 소지율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CDC 산하 국가부상예방통제센터의 마르크 로젠버그 박사는 “집에 총기를 들여놓는 것은 시한폭탄을 들여놓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총기는 가족을 보호하는 대신 불행을 안길 확률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총기 자살자들 중에는 알코올이나 약물에 중독된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들어 총기소지와 자살을 직접 연관지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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