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억만장자들이 지구 온난화를 부정하는 단체들에게 거액의 돈을 대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4일 보수성향의 거부들이 기후변화에 회의론을 제기하는 단체들에게 2002~2010년 1억2,000만달러(약 1,300억원)의 기부금을 익명으로 전달했다고 폭로했다. 지구 온난화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왜곡, 은폐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신문에 따르면 거액의 기부금을 받은 싱크탱크와 시민단체는 100곳이 넘는다. 대부분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나 정체불명의 정책포럼, 기후변화 회의론을 주장하는 과학자들이다. 이들은 모두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것이 공통점이다.
이들 단체들은 정기적으로 지구 온난화에 의혹을 제기하거나 기후변화가 사실이라도 인간의 활동 때문에 일어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열혈 환경운동가인 앨 고어 전 부통령을 공격하는 영화의 DVD를 공동 구매하기도 한다. 억만장자들은 ‘기부자 트러스트’와 ‘기부자 자본펀드’ 등 두 모금기관을 통해 단체들에게 돈을 전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부자 트러스트의 휘트니 볼 대표는 “우리는 기부자들이 추구하는 작은 정부, 자유로운 기업활동 등의 신념을 지지하기 위해 존재한다”며 “이는 (환경단체인) 그린피스 같은 곳에는 절대로 돈을 쓰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반 기후변화 활동가들에게 제공되는 돈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두 곳의 모금기관에 전달된 기부금은 2002년 90만달러에서 2010년 급격히 3,000만달러로 불어났다. 가디언은 보수진영이 이 뭉칫돈을 바탕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기후변화 정책에 본격적으로 맞설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드렉설 대학 사회과학의 로버트 브룰 교수는 “이 많은 돈이 어디서 오는지는 알 수 없지만 기부자 트러스트는 거대한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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