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송풍기 틀어 공장 밖으로 불산 빼낸 삼성… 누출량 발표보다 많을 듯"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송풍기 틀어 공장 밖으로 불산 빼낸 삼성… 누출량 발표보다 많을 듯"

입력
2013.02.15 12:42
0 0

삼성전자가 화성공장 불산 누출사고 당시 송풍기로 불산가스를 공장 밖으로 빼낸 사실이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또 불산이 실내에 가득 찬 '흄 현상'이 2시간 가까이 지속됐던 것으로 밝혀져 누출량도 삼성측이 밝힌 2~3ℓ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기경찰청은 15일 "화성공장 내 중앙화학물질공급시스템(CCSS) 실내를 촬영한 CCTV를 분석한 결과 삼성측이 밝힌 것과 달리 불산가스가 공장 밖으로 유출됐다"고 밝혔다. 경찰이 확보한 CCTV 영상에는 불산 탱크 밸브 가스킷 교체작업이 끝난 직후인 지난달 28일 오전 4시4분부터 오전 5시46분까지 1시간42분간 330㎡ 규모의 CCSS룸은 불산가스로 실내가 뿌옇게 차 있는 '흄(fume) 현상'이 지속됐다. 실내에 찬 불산가스를 빼내기 위해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오전 5시48분부터 오후 5시59분까지 12시간 11분 동안 이동식 대형 송풍기 여러 대를 설치해 출입구 쪽을 향해 가동했다. 경찰 관계자는 "CCTV상에도 노란색 방재복을 입은 삼성전자와 협력업체 STI서비스 직원 3∼4명이 이 작업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당초 삼성측이 밝힌 2~3ℓ보다 많은 양의 불산이 누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당시 작업자들도 "임시로 막아놓은 비닐봉투에 불산 용액이 가득 차 흐를 정도로 누출됐고 불산가스로 실내가 뿌옇게 돼 앞이 안보일 정도였다"고 증언하고 있다. STI서비스의 한 직원도 "330㎡ 정도 실내에 흄 현상이 1시간 이상 지속되려면 2~3ℓ의 불산으로는 불가능하다"면서 "적어도 10배 이상 흘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경찰은 이때 빼낸 불산 가스가 CCSS에 바로 연결된 또 다른 사무실을 거쳐 공장 밖 대기 중으로 확산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불산가스를 오염방지시설로 농도를 낮춰 배출하지 않을 경우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이다. 다만 '화재나 폭발 등의 사고를 예방할 필요가 있는 위급상황일 경우'(제31조) 예외를 인정하고 있어 경찰이 법 위반여부에 대해 환경부 등에 유권해석을 맡긴 상태다.

경찰 수사에서 당초 삼성의 발표 내용과 크게 다른 사실이 밝혀지면서 삼성측이 사고를 은폐ㆍ축소하려던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삼성전자측은 "사내 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해 중화제 처리를 한 후 불산이 검출되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송풍기를 틀었기 때문에 불산이 외부로 누출되지는 않았다"며 "환경부에서도 공장 외부로의 누출은 없었다고 발표한 만큼 진상은 경찰수사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수원=김기중기자 k2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