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4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설(說)들이 국내외 소식통을 통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북한이 12일 강행한 3차 핵실험 이후 "이번에는 머지 않아 추가 핵실험이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김황식 총리는 14일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을 통해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북한의 상시 핵실험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언제 추가 도발을 감행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르면 15일 4차 핵실험이 이뤄질 것이란 주장까지 나왔다.
한 대북 소식통은 14일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12일 3차 핵실험에 이어 15일 4차 핵실험을 한다는 얘기가 많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은 당초 13일과 14일 연이어 핵실험을 할 계획이었지만 준비 과정 등을 이유로 12일 핵실험을 하고 사흘 후인 15일 추가 핵실험을 하는 것으로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안다"며 "이번 실험은 특히 일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알려져 재일 동포들도 상당히 불안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핵 보유'를 유훈으로 남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16일)을 앞두고 있어 내부 분위기를 최고조로 띄워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또 과거 3년 간격으로 실시한 1ㆍ2차 핵실험과 달리 '김정은 체제'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연이은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경우 1998년 핵실험 이후 단기간에 5~6차례 핵실험을 연이어 감행해 핵 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킨 전례가 있다. 국방부는 13일 "12일 핵실험 이후 72시간이 고비"라고 밝혔다. 15일까지가 북한의 4차 핵실험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1차 마지노선이라는 얘기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한 12일 국회 국방위에 출석해 "다른 나라의 사례로 볼 때 북한의 핵실험이 3차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날 원세훈 국정원장도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논의를 구실로 추가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관찰한 결과 12일 3차 핵실험에 사용된 만탑산 서쪽 2번 갱도 외에 남쪽 3번 갱도가 온전히 남아있는 상태이다. 외교 소식통은 "풍계리 주변에서 별다른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풍계리의 다른 갱도에도 준비가 끝났기 때문에 북한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추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른 당국자는 "추가 핵실험이 일본을 겨냥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분석 중"이라며 "현재로서는 정확히 뭐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북한이 일본을 겨냥해 편서풍을 통해 방사성 물질을 퍼트리거나 동해 방향으로 중ㆍ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본이 강력 반발할 경우 일본과 대립하고 있는 중국이 자연스레 개입할 것이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우군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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