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42) 상원의원이 12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2기 첫 국정연설에 대한 반대 연설자로 나서 연설하던 중 급히 물을 마시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공화당 차기 대선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그가 갑작스럽게 보인 인간적인 모습이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이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루비오는 이날 워싱턴 의사당에서 반대연설을 시작한 지 11분쯤 지났을 때 왼쪽 아래로 상체를 굽혀 물병을 집어들고는 급히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전체 15분 동안의 연설 중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증세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재정적자 감축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거침없이 발언하는 등 반 오바마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를 무렵 나온 뜬금없는 행동이었다.
TV 생중계 등으로 이를 지켜보던 미국 국민은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루비오가 물 마시는 모습을 일제히 전파하기 시작했다. 일부 언론도 루비오가 지난해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는 모습 등 연설이나 방송 출연 도중 물을 찾았던 사례들을 찾아내 공개하면서 분위기에 편승했다. 루비오가 자신의 행동에 국민의 관심이 크다는 것을 알고 연설 당시 사용한 물병의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자 패러디 영상까지 줄을 이었다. 루비오는 abc뉴스 인터뷰에서 “물이 필요했습니다. 어쩔 수 없었어요. 신은 재미있는 방법으로 우리가 인간임을 일깨웁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루비오가 일부러 시선을 끌기 위해 예전부터 ‘물병작전’을 해왔다는 식의 곱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쿠바계인 루비오의 친숙미를 돋보이게 한 일”이라면서도 “당 내부에선 차기 지도자로서의 신뢰감보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사례로 비쳐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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