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superman, supermarket, suit 등의 발음이 '슈퍼'가 아닌 '수퍼'가 시대적 추세임을 소개했다. 단순하게 보면 어느 발음이 나으냐의 문제지만 여기에도 공통점이 있다. 즉 2중모음(diphthong)이 단순화(smoothing) 단음화 되어 가는 추세다. Coupon의 발음도 미국인 사이에서는 '큐-판' '쿠-판'으로 나뉘지만 후자의 발음이 67% 전자가 30%로 바뀌는 것을 보면 어느 발음이 대세이며 어떻게 변하는 지 알 수 있다.
Craiglist에서 전반부 Craig의 발음을 '크레그'냐 '크레-그' '크레이그' 등으로 다양하지만 기본형 '크레이그'가 '크레-그'처럼 단순화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Mayonnaise는 우리말로 '마요네즈'로 표기하는데 영어에서는 지금까지 '메이어네이즈'가 대세였다가 지금은 '매네이즈'와 백중세다. 역시 2중모음의 단순화다. Disney World가 있는 Florida주 이름도 '플로우리다' '플라리다' '플러-리다' '플로-리다' 등 각양각색이다. 그러나 이것도 2중모음이 단모음화(monophthong)되어 '플로우리다'에서 '플로-리다'처럼 변하고 있다. 두 모음이 복모음으로 연속될 때에는 발음의 간섭현상(hiatus)이 생기고 인간은 이런 발음을 편리상 단순화(smoothing)시켜 발성하게 되는 이치다.
모음이 단순화되는 현상은 결국 리듬 언어인 영어의 발성에서 자연스럽게 대두된 것이다. 다중 모음을 발성하다 보면 리듬이 깨지고 의미 전달에는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있다. 따라서 모음을 단순화하되 강하고 길게 발음하는 추세인데 단어 속의 강세(accent)에 따라 약음(reduced, weakened vowel)은 더욱 약하게 하여 아예 생략하거나 최소한의 발성만 하는 것이 모음의 단순화 편리화 현상과 맞물려 간다. 가령 Caramel의 발음도 과거에는 '캐러멀'이냐 '캐-믈'이냐 엇비슷했는데 근자에는 2음절 발음이 우세해지고 있다.
같은 이치로 candidate, difficult 등의 발음에서 첫 모음에 accent가 있다는 것만 유념한다면 이어지는 -di- -ffi- 부분은 '디'냐 '더'냐 '피'냐 '퍼'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드' '프'로만 발성해도 하등의 지장이 없다. 일본식 발음에서는 이런 경우도 '캔디디트' '디퍼컬트'처럼 또박또박 발음하지만 적어도 영어 원음에 가까운 발성은 약화된 발음, 모음 부분을 빼고 자음만 살짝 발성해주는 '드' '프'가 가능한 것이다. Go의 발음도 현재는 영국(거우) 호주(거으) 미국(고-) 제각각이지만 이 2중모음도 단순화되는 추세다. 자고로 모음 발성은 리듬과 결부되어 있고 표준어와 사투리의 기준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가장 중요한 발음 요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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