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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올림픽과 장애인 복지의 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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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올림픽과 장애인 복지의 실현

입력
2013.02.14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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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이 때마침 흠뻑 내린 눈 축제 속에서 수많은 화제를 낳은 가운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 대회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열린 동계 올림픽이자 지적장애인을 위한 국제행사로서 지적장애인에 대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필자는 충남 천안에 있는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의 축하행사에 참여하여 선수단을 만나 보면서 국가 간 상호교류의 유익함과 인류 공존공영에 이바지한다는 올림픽 정신을 잠깐이나마 느껴 볼 수 있었다. 독립기념관을 방문한 외국 선수단 임원 중 한 분은 불과 반세기 전까지만 해도 그토록 가난했던 한국이 경제적인 부흥을 통해 잘사는 나라가 되고 올림픽 경기까지 개최할 수 있게 된데 대하여 감탄과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인상 깊었던 장면은 서울에 있는 오스트리아 대사관의 참사관 부부와 어린 두 아들이 함께 천안까지 내려와 국제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만든 현수막을 펼쳐 보이면서 선수들을 격려하는 모습이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오스트리아라는 나라를 알아봤다. 음악과 건축 등 문화·예술이 발달한 나라일 뿐만 아니라 동계올림픽과 스페셜올림픽을 개최한 경험이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였다. 국토의 3분의 2가 알프스 산지인 이 나라의 국민은 유난히 스키, 스케이트 등 동계스포츠를 사랑하고 국제적인 행사 개최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역사적으로 서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중 하나였으며, 지금도 인구는 적지만 1인당 GDP가 4만 달러(2009년 기준)에 가깝고 장애인 복지 등 사회복지제도가 잘 정비된 국가다. 인스부르크라는 도시에서 동계올림픽을 두 번이나 치렀고 이미 20년 전에 잘츠부르크 등지에서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동계 스페셜올림픽을 치렀다.

스페셜올림픽 개최국은 대부분 오스트리아처럼 사회복지제도와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식이 앞선 선진국들이다. 이제 우리도 스페셜올림픽을 치른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가 되었다. 이번 대회도 '함께 하면 할 수 있다'라는 구호와 취지에 맞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다수 포함시켰고, 지적장애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역사적인 '평창선언'도 채택하여 대회의 뜻을 살리는데 힘썼다. 평창선언은 '전 세계 2,000만 명 이상의 지적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빈곤한 가운데 소외를 겪고 있으며,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이 빈곤과 소외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시작점'이라고 밝히고 있다. 평창선언은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 등 세계 지도자 2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글로벌 개발 서밋'에서 채택되었다.

이번 대회는 우리 국민에게 많은 것을 깨우쳐 주었다. 역경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당당하게 일어서는 선수들을 보며 스스로가 얼마나 좋은 여건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를 깨닫고 희망을 갖게 되었다. 또 장애인에게 동정이 아니라 격려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지적장애인들에게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일깨워주었다. 이번 대회는 최선을 다하면 결과에 관계없이 성취를 인정해 주는 규칙과 제도가 필요하다는 인식과 지적장애인에 대한 복지가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는 여론을 확산하는 계기가 되었다. 비록 올림픽대회에 비하면 규모도 작고 열기가 낮지만, 상업주의와 지나친 경쟁을 지양하고 사회적 약자인 지적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이끌어 낸 아름다운 일화를 무수히 만들어낸 대회였다.

우리나라는 88올림픽부터 시작해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까지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문화올림픽, 인권올림픽을 선도하는 자랑스러운 위치에 서게 되었다. 때마침 국내에서는 영유아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각종 복지시책의 확대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고 곧바로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번 스페셜올림픽을 통하여 부각된 지적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이들에 대한 복지정책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안재헌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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