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너 러너’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장애인 육상선수 오스카 피스토리우스가 자택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남아공 일간 베일트에 따르면 피스토리우스는 14일 오전 수도 프리토리아 인근의 부촌 실버레이크에 있는 자택 내부에서 총격을 벌인 뒤 체포됐다. 경찰은 “총격이 발생했다는 이웃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30세 여성에게 총을 쏜 26세 남성을 구금했다”며 “여성은 총알 4발을 머리와 팔에 맞고 즉사했는데 용의자의 여자친구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장에서 범행 도구로 보이는 구경 9㎜ 권총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언론들은 피해 여성이 지난해 11월부터 피스토리우스와 교제했던 남성잡지 FHM 모델 출신 리바 스틴캠프라고 전했다.
범행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AP통신은 현지 언론을 인용해 “피스토리우스가 여자친구를 강도로 오인하고 총을 쐈다”고 전했다. 영국 데일리메일 온라인판은 “스틴캠프가 밸런타인데이에 피스토리우스를 깜짝 놀라게 해주려다 변을 당했다는 소문이 있다”고 전했다. 피스토리우스는 이날 오후 구속적부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두했다.
정강이뼈 없이 태어나 11세 때 두 다리의 종아리 아래를 절단한 피스토리우스는 탄소섬유 재질의 의족을 달고 단거리 육상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2004년 아테네페럴림픽 200m 우승자이자 2008년 베이징패럴림픽 3관왕(100m, 200m, 400m)인 그는 지난해 런던올림픽 400m와 1,600m 계주에 출전해 세계적 화제가 됐다. 비록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비장애인 선수들과 당당히 실력을 겨루는 모습으로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런던패럴림픽에서는 2관왕(400m, 1,600m계주)에 그치며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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