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만에 왼 무릎 부상을 털고 코트에 복귀한 라파엘 나달(26ㆍ스페인ㆍ랭킹5위)이 남자프로테니스(ATP)측이 선수들의 안전에 대해 신경을 덜 쓰고 있다며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AP통신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나달이 하드코트 대회가 갈수록 늘어나는 것을 지적하면서 이는 장기적으로 선수들에게 부상을 일으킬 수 있다며 결국 은퇴 후에도 심각한 문제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올 시즌 예정된 ATP투어 65개 대회 중에서 하드코트 대회가 37개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클레이코트 대회가 22개, 잔디코트는 6개에 불과하다.
4대 메이저타이틀만 11개를 따낸 나달은 "(무릎부상 때문에) 가까운 시일 내에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다시 손에 넣지 못할 것 같지만 선수생명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부상방지를 위해 미래 세대들은 덜 공격적인 테니스 경기 스타일이 좋을 것 같다"고 충고했다.
나달은 은퇴 후에도 친구들과 함께 축구와 테니스 경기를 하고 싶지만 하드코트와 같은 표면에서 테니스 선수생활을 했다면 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나달은 특히 표면이 딱딱한 하드코트는 선수들이 부상을 피하기 어렵게 만든다며 테니스야말로 시멘트 바닥에서 경기를 하게 하는 유일한 스포츠라고 꼬집었다. 따라서 그는 ATP측이 선수생명 연장을 위해 지금 당장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한 뒤 축구선수들이 시멘트 바닥에서 플레이 하는 것을 상상할 수 없듯이 다른 스포츠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나달의 불만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서브를 25초내에 넣어야 한다는 ATP 룰에 대해서도 관중은 스트로크를 주고받는 롱 랠리 경기를 보기 원한다며 그럴 경우 다음 서브를 넣기까지 25초라는 시간은 매우 부족하다고 말했다.
나달은 부상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경기 스타일을 변경하는 것에 대해서도 "내 스타일은 하나 뿐이고, 이는 지극히 자연스럽다"라며 일축했다.
한편 나달은 14일 ATP투어 250시리즈 브라질오픈 복식경기를 기권했다. 나달은 다비드 날반디안(32ㆍ아르헨티나ㆍ93위)과 호흡을 맞춰 대회 1회전을 통과했으나 무릎에 이상을 느껴 경기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달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장기 목표"라며 "그때까지 몸 상태를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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