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의 1차 조각 명단을 살펴보면 전통 명문고를 졸업한 고시 및 육사 출신 엘리트 관료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지역별로는 서울ㆍ인천 등 수도권 인사들이 대거 발탁됐다. 내각만 분석할 경우 호남, 충청 출신과 박 당선인의 주요 기반인 대구ㆍ경북(TK) 출신은 한 명도 기용되지 않은 상태이다. 박 당선인의 모교인 서강대 출신도 장관 후보자 명단에 아직까진 없다. 수도권과 경남을 제외한 지역 출신이나 여성 장관 후보자는 아직 한 명도 없어서 향후 추가 인선 결과가 주목된다.
장관 후보자 6명 중 5명은 1974년 고교 평준화 실시 이전 서울의 양대 명문고였던 경기고와 서울고를 졸업했다. 경기고 출신은 김병관(67년 졸업)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윤병세(72년 졸업) 외교부 장관 후보자, 황교안(76년 졸업)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이다. 서남수(71년 졸업)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유진룡(75년 졸업)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서울고를 졸업했다. 유정복 안전행정부장관 후보자는 인천의 명문고인 제물포고를 졸업했고 장관급인 김장수 청와대 안보실장(광주제일고) 내정자와 박흥렬(부산고) 경호실장 내정자도 지역 명문고 출신이다. 이날 인선을 발표한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과 유일호 당선인 비서실장도 경기고 출신이며, 김용준 인수위원장도 서울고를 나왔다.
장관 후보자 6명 중 5명이 서울ㆍ인천 출신으로 인수위원 인선(26명 중 11명이 서울 출신)에 이어 수도권 인사 등용 폭이 컸다. 서 후보자와 윤 후보자, 황 후보자 등 3명은 서울 태생이며 유정복 후보자와 유진룡 후보자는 인천 출신이다. 김 후보자는 경남 김해 출신이다. 이미 발표된 정홍원(경남 하동) 총리 후보자와 김장수(광주) 박흥렬(부산) 내정자까지 합하면 수도권 5명, PK 출신 3명, 호남 1명이다. 이명박정부 첫 조각에선 영남 출신이 4명으로 가장 많았고 수도권과 호남, 충청이 각각 3명이었다.
군 출신인 김 후보자를 제외한 총리ㆍ장관 후보자 6명 전원이 고시에 합격한 관료 출신인 점도 특기할 만하다. 서 후보자와 유진룡 후보자는 행시 22회 동기이며 유정복 후보자는 행시 23회에 합격했다. 윤 후보자(외시 10회)와 황 후보자(사시 23회)도 고시 출신이며, 정 총리 후보자 역시 사시(14회)에 합격했다. 인수위원 26명 중 현직 대학교수 12명 등 학자 출신이 16명에 달했던 것과 달리 박 당선인이 조각에선 국정 운영의 안정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출신은 서 후보자(철학과)와 윤 후보자(법학과) 유진룡 후보자(무역학과)로 3명이다. 육사 출신은 김 후보자 1명이지만 김장수 박흥렬 내정자까지 합하면 3명에 달한다. 김 후보자와 박 내정자는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함께 육사 28기 동기이기도 하다. 황 후보자는 정 총리 후보자와 마찬가지로 성균관대 법대를 나왔고, 유정복 후보자는 연세대 정외과를 졸업했다. 대통령직인수위 출신 입각은 이날까지 장관 후보자 1명(윤 후보자), 청와대 실장 내정자 1명(김 실장)에 그쳤다. 두 사람 모두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 인수위원이다. 장관 후보자 6명 중 60대와 50대는 각각 3명이며 정 총리 후보자를 포함할 경우 평균 연령은 60.6세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