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합의했던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14일 국회 본회의 처리가 사실상 무산됐다. 이에 따라 박근혜정부의 정상적인 출범이 더욱 어려워졌지만 여야는 경쟁적으로 새로운 논의틀을 제안하며 책임 떠넘기기를 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13일 정부조직법 개정안 논의를 위한 '4자 회담'을 제안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대표 및 원내대표가 만나 대타협을 이루자는 것이다. 이철우 원내대변인은 "새 정부 출범이 12일밖에 남지 않았다"며 "새 정부가 산뜻하게 출발해 북핵 문제 등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게 민주당이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국회 행정안전위 내에 안건조정위를 구성하자는 민주당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앞서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사안의 시급성을 내세워 일방 처리하려고 협상을 기피하고 있다"며 행안위에 안건조정 요구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5월 통과된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안건 조정 절차에 들어가면 최대 90일 동안 일방 처리가 불가능하다. 민주당이 이런 점을 이용해 새 정부 출범에 대한 부담이 더 큰 새누리당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여야 협상은 지난 7일 이후 중단된 상태이다. 여야는 지난 4일부터 양당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 행안위 간사 등이 참여한 '5+5 여야 협의체'를 가동했지만, 통상 기능과 방송정책 이관, 원자력안전위의 독립성 확보 등 쟁점들에 대한 이견은 전혀 좁혀지지 않았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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