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1차 조각을 통해 내정한 장관 후보자들은 대부분 참여정부(2003년 2월~2007년 2월)와 '애증 관계'로 얽혀 있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2006년 정치권을 뒤흔든 이른바 '배 째 드리지요 사건'의 당사자이다. 그는 2006년 2월 문화관광부 차관에 임명된 지 6개월 만에 갑자기 경질됐다. 그는 "문광부 산하 기관들에 낙하산 인사를 하라는 청와대의 청탁을 거절했다가 잘린 것"이라고 폭로해 파문을 낳았다. 당시 유 후보자와 인사 문제를 놓고 감정 싸움을 벌인 상대는 양정철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으로 알려졌다. 이후 양 비서관이 "배 째 달라는 거죠? 째 드릴게요"라는 말을 제3자를 통해 유 후보자에게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양 비서관이 이를 강하게 부인하면서 여야 공방으로 비화했다. 유 후보자는 이명박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거론됐으나 "정치를 할 생각은 없다"면서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참여정부 때 검사장 승진에서 수 차례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다. 특수부와 공안부 등 검찰 정통 엘리트 코스를 거친 황 후보자의 승진 누락은 2005년 '동국대 강정구 교수 사건'으로 인한 보복 인사라는 설이 파다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었던 황 후보자 등은 강 교수를 국가보안법 위한 혐의로 구속하려 했지만, 국보법 폐지론자인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구속을 저지하면서 갈등이 빚어졌다. 물론 황 후보자의 승진 누락은 참여정부 공안통들이 전반적으로 냉대 받은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 그는 이명박정부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참여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책조정실장과 외교부 차관보,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 요직을 지냈다. 그는 이명박정부 들어 박 당선인에게 외교안보 분야 조언을 해주면서 가까워졌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참여정부 인사임에도 박 당선인을 돕는 이유에 대해 "직업 외교관이 대통령들을 보좌하는 것은 오랜 전통"이라고 말했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참여정부 때인 2004년 서울대 사무국장에서 교육인적자원부 차관보로 승진했고, 2007년 6월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에 임명됐다.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도 참여정부 때인 2005년 4성 장군으로 승진해 제1군사령관을 맡았고, 2006년엔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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