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예상은 빗나갔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특유의 인사 스타일인 '철통 보안'은 어김없이 재연됐다.
박 당선인이 "2차 인선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는데 13일 6개 장관 후보자, 즉 1차 조각 명단을 발표한 것은 언론의 예상을 벗어난 것이다. 전날 윤창중 대통령직인수위 대변인이 인선 발표를 예고했을 때 대부분은 청와대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 인선이 우선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비서실장 인선이 시급하다는 인식이 있었을 뿐 아니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아직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조각 발표는 어렵다는 전망이 많았기 때문이다. 다만 북한 3차 핵실험으로 인한 안보 위기 상황을 감안해 안보 관련 장관 후보자는 우선 발표될 수 있다는 관측은 있었다.
인수위 관계자들과 박 당선인 측근 인사들도 12일 밤 언론의 취재에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이 우선 발표될 것이라는 예상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발표 시간을 1시간 앞둔 오전 10시쯤 인수위 주변에서 비서실장이 아니라 일부 장관 후보자만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이 돌았다. 박 당선인 한 측근의 입에서 "오늘 청와대 비서진 발표는 없을 것"이라는 말이 나왔기 때문이다. 결국 오전 11시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의 발표에서 이는 사실로 확인됐고, 또 한번 언론의 예측이 완전히 빗나갔다. 이날 비서실장 인선이 발표되지 않자 일각에선 인선에 진통을 겪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박 당선인이 염두에 둔 인사들이 상당수 고사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돌았다. 또 고강도 사전 검증 과정에서 일부 후보가 탈락했다는 소문도 나왔다. 진 부위원장이 비서실장 인선 시기를 묻는 질문에 "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답한 것도 구인난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
하지만 되도록 빨리 청와대 참모진 진용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여권 내부에서 많은 만큼 이번 주말까지는 인선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박 당선인의 한 측근도 이날 "청와대 참모진 인선을 질질 끌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나머지 조각 인선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여야 합의가 이뤄진 이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진 부위원장은 "검증이 마무리되고 국회에서 정부조직 개편안 결과가 나오는 대로 국무위원에 대한 추가 인선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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