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내에서 북한의 3차 핵실험을 계기로 자체 핵 억제력 확보나 군비 확충 등 대북 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는 강경론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13일 최고위원ㆍ중진연석회의에서 "북한의 행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일 뿐 아니라 남북간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완전히 무시하는 도발 행위"라며 "이제는 무엇보다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균형이 중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우리도 이제 단순히 대화에만 매달릴 수는 없다"며 "대화는 하더라도 북한에 오판의 기회를 주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핵실험이) 장차 몰고 올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은 물론 핵 도미노와 같은 상황까지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7선의 정몽준 전 대표는 "이웃집 깡패가 최신형 기관총을 구입했는데 우리가 돌멩이 하나 들고서 집을 지킨다고 할 수는 없다"고 전제한 뒤 "북한이 핵무장을 하면 우리도 최소한의 자위력을 확보할 수밖에 없다고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핵 억제력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과거와 같은 외교적 노력으로는 북한 핵을 제거할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기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이번 3차 핵실험으로 지난 20년간의 한반도 비핵화 정책은 실패했고 기존 정책으로는 북한의 도발을 제어할 수 없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북한의 핵무기 소유가 현실로 다가온 이상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포함해 모든 대북정책의 패러다임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원유철 의원도 "최소한의 자위책 마련 차원에서 북핵 해결 시 즉각 폐기를 전제로 한 핵무장 선언 필요성과 함께 미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 필요성, 전시작전권 전환 및 한미연합사 해체 시기 재조정 등에 대한 종합적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인 윤상현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독자적 핵무장 주장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독자적 핵무장은 주변국 핵무장의 빌미가 되고 자칫 동북아 전체의 핵무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북핵 문제 해결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북핵안보전략특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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