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댄스 스포츠 선수로는 처음으로 댄스 무용학 박사 학위자가 나왔다. 국가대표 댄스 선수 장세형(40)씨가 주인공이다. 장씨와 영국인 아내 장아델(29)씨는 국제 댄스스포츠계에서 유일하게 미국 스타일(맘보·볼레로 등 9개)과 영국 스타일(탱고·차차차 등 10개)을 모두 소화하는 '19 댄스의 교본'으로 통하는 춤꾼들이다. 부부는 2008년 '세계 프로페셔널 라이징 스타 아메리칸 스타일'에서 챔피언을 차지하는 등 세계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2009년까진 한국 국가대표로, 이 후 영국 국가대표로 세계 댄스스포츠대회에 참가해온 장씨는 박사과정을 밟기위해 한국으로 돌아와 매년 첫 학기는 성균관대에서 이론 공부를 하고 다음 학기는 영국에서 국가대표로 활동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누나 집에서, 영국에서는 처가에서 더부살이하며 방랑생활을 해왔다"며 "힘든 여정이었지만 몰입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춤과 공부를 병행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허리 통증과 수면 부족이었다. 그는 "새벽에 지하 주차장에서 춤을 추며 밀려오는 잠을 이겨냈고, 잠이 깨면 밤을 새 책을 읽고 논문을 썼다"고 말했다. 그렇게 완성한 결과물이 '현대무용의 아버지'로 불리는 루돌프 라반의 이론을 기초로 한 교육 모델이다. 무용대가의 이론을 토대로 무용과 스포츠, 레크리에이션, 연극 공연 등에 적용할 수 있는 교육모델을 개발한 것이다. 장씨는 "보통 체육학과에서 다루는 댄스스포츠는 대회 입상을 위한 경기력 향상에만 주력하고 있고, 무용학의 춤은 예술적인 면을 강조한다"며 "양쪽을 융합한 새로운 교육모델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관련 논문을 쓰게 됐다"고 전했다.
장씨의 박사학위 논문은 7월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댄스교사협회 콘퍼런스에 소개돼 댄스스포츠 교재로 쓰일 예정이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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