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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과 영암서 대규모 문화재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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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과 영암서 대규모 문화재 발굴

입력
2013.02.1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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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 신의면 상태도 소장동마을 서쪽 구릉(높이 45.8㎙) 경사면에는 고분군(古墳群)이 자리하고 있다. 이 고분들은 하나 같이 무덤을 덮기 위해 흙을 쌓은 봉토부가 없고 석실이 그대로 노출돼 있는 데다 석실 위로 거대한 천장석까지 덮인 탓에 언뜻 보기엔 고인돌로 오인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예전부터 마을 주민들은 사이에선 이 무덤들이 고분을 속되게 표현한 '고려장'으로 불려져 내려오고 있다.

실제 상태도 주민들의 말대로 이곳 고려장은 6~7세기 무렵 백제시대 대규모 공동묘지인 것으로 최근 문화재 발굴 조사 결과 확인됐다.

매장문화재조사기관인 마한문화연구원은 신안군 상태도 상태서리 일대 고분 유적에 대한 발굴조사와 정밀 지표조사를 한 결과, 이곳에서 6세기 중후반부터 7세기 전반에 걸쳐 만든 백제시대 무덤 38기를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상서 고분군은 1986~87년 목포대박물관 지표조사에서 존재가 알려졌지만 자세한 무덤 분포상황과 그 구조가 드러나기는 처음이다.

이들 고분은 모두 석실분(石室墳ㆍ돌방무덤)으로 4개 세부 구역으로 분포돼 있었으며, 전남지역 백제 고분 유적 중에서는 최고의 밀집도를 보였다. 6기에 대한 발굴 조사 결과, 고분 구조는 횡혈식(橫穴式ㆍ주검을 묻기 위해 지면과 수평으로 판 널길을 통해 널방으로 들어가는 장법)과 횡구식(橫口式ㆍ앞트기식), 수혈식(竪穴式ㆍ구덩이를 파서 무덤방을 만든 장법)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무덤방(石室ㆍ석실)의 구조는 거대한 천장석과 자연암반을 최대한 이용해 독특하면서도 백제의 무덤방 형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실제 대표적인 석실분의 규모는 장축길이 290cm, 단축길이 95cm, 깊이 62cm 정도에 달했으며, 석실 위로는 천장석이 덮여 있어 고인돌에 가까운 모양을 하고 있다.

이들 석실 내부에서는 도굴로 인해 유물이 거의 남아 있지는 않았지만, 병 모양 토기와 소호(小壺ㆍ작은 항아리), 관정(棺釘ㆍ관에 사용한 못), 장례의식 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소의 이빨 등이 수습됐다.

이번 발굴조사는 백제 묘제의 다양성과 변화 과정을 알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연구원 측은 "짧은 기간에 많은 고분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백제시대 상태도가 고대 해양무역 등과 관련된 전략적 요충지이자 중심지였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학계에서는 상서 고분군이 앞으로 영산강 유역을 비롯한 주변 고분과의 비교분석을 통해 전남지역이 백제로 편입되는 과정 등을 규명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도 관계자는 "신안 상서 고분군 발굴 조사 결과를 토대로 신안군과 협조해 문화재(전라남도 기념물) 지정 및 보존관리와 활용계획 수립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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