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변 백돌이 모두 완생 하고 나니 백은 이제 아무 근심걱정이 없다. 최대한 알기 쉽게 반면을 정리하면 무난히 바둑을 이길 수 있다. 한데 한태희가 1로 백 한 점을 따냈을 때 최철한이 2, 4를 선수한 게 괜한 손찌검이다. 그냥 얌전히 1로 지켰으면 아무 탈이 없었다. 실전에서는 흑이 즉각 7로 끊어 버리자 약간 문제가 생겼다. 백 두 점이 고스란히 잡히면 단박에 역전이므로 최철한이 일단 10으로 살렸지만 15부터 23까지 진행되고 나니 이번에는 오른쪽 백 대마가 아직 완생 형태가 아니다.
최철한이 24로 단수 쳐서 살자고 한 건 당연한데 이때 한태희가 25로 한 발 뒤로 물러 선 게 마지막 반격의 기회를 놓친 실수다, 지금은 흑이 불리한 형세이므로 당연히 A로 단수 쳐서 즉각 패싸움을 시작했어야 했다. 다음에 흑이 B로 따내는 게 절대선수여서 이 싸움은 백도 겁난다.
아마도 당시 한태희의 형세판단에 큰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한태희는 굳이 패를 하지 않아도 흑이 끝내기에서 최대한 이득을 보면 역전이 가능하다고 생각한 모양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았다. 32까지 백 대마가 완생해 버린 다음에는 흑이 아무리 끝내기를 잘 해도 도저히 역전이 불가능한 형세가 됐기 때문이다. (29 … ▲, 32 … 26)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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