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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100명째 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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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100명째 분신

입력
2013.02.1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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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이후 중국의 강압 통치에 저항해 분신한 티베트인이 100명째를 기록했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분신 사태가 이어지고 있지만 국제사회가 무관심으로 일관해 분신의 악순환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3일 오전 8시쯤 2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승려복 차림의 티베트 남성이 네팔 수도 카트만두의 불교 성지인 부다나트 불탑 인근 식당에서 온몸에 기름을 붓고 불을 질렀다. 이날은 티베트력 새해 첫날인 로싸여서 많은 티베트인이 부다나트를 찾았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출동해 몸에 붙은 불을 급히 끄고 병원으로 옮겼지만 온몸에 화상을 입어 중태"라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이 남성이 식당 화장실에 들어간 뒤 몸에 불이 붙은 채 뛰쳐나오면서 반 중국 구호를 외쳤다고 전했다. 분신 남성의 신원은 아직까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중국으로부터의 독립과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귀환을 요구하는 티베트인들의 분신은 수년째 끊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를 전후해서는 30여명이 한꺼번에 분신했다. 인도 다람살라에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는 2009년 이후 최근까지 99명이 분신해 이중 83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티베트인의 잇단 분신에도 불구하고 중국 당국은 강경책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 쓰촨(四川)성 아바현 티베트ㆍ강(羌)족 자치주 중급인민법원은 최근 분신을 부추긴 혐의로 기소된 티베트 불교 승려 뤄랑궁치우(羅讓貢求·40)에게 사형유예를 선고했다. 사형유예란 일단 사형을 선고하되 2년간 수형 생활을 지켜보면서 무기징역으로 감형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일부 티베트 밀집지역에서는 휴대전화와 위성안테나 등이 모두 압수됐다.

분신으로 희생되는 티베트인이 늘고 있지만 분신의 효과는 미미하다는 회의론도 나온다. 중국이 철저하게 정보를 통제하고 티베트 독립운동가들을 적극 색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티베트가 아닌 네팔과 인도 등에서도 분신이 자주 일어난다. 펜파 채랑 티베트 망명정부 대변인은 "티베트인들이 일반적인 시위 방법이 더 이상 통하지 않자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압박으로 인도와 네팔 등으로 분신 항거가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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