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대한민국 최고 훈장인 무궁화대훈장을 스스로 수여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12일 이 대통령 내외에게 퇴임에 즈음해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하는 영예수여안을 심의ㆍ의결했다.
무궁화대훈장은 역대 대통령 내외가 모두 받았지만 이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자신이 직접 훈장을 수여하는 셈이어서 '셀프(self) 훈장'이란 비아냥이 나온다. 무궁화대훈장은 금 190돈(4,800여만원 상당)으로 만들어진다.
그간 역대 대통령이 이 훈장을 받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는 취임과 동시에 수여했다. 직전 대통령이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당선인에게 훈장 수여 결정을 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때 훈장을 받기 보다 5년 간의 노고에 대해 치하 받는 의미에서 퇴임할 때 받는 게 타당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퇴임 직전인 2008년 1월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훈장을 받았다.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은 논평을 통해 "자신의 정부에서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훈장 수여를 결정한 것은 집안 잔치를 벌이는 격"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이 대통령의 훈장 수여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이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훈장 수여를 결정하지 않아 이 대통령도 임기 말 자기 손으로 훈장을 받아야 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렸다. '셀프 훈장' 논란과 관련, 정치권에선 "새 대통령이 취임 직후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직전 대통령에 대한 훈장 수여를 결정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