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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력 예상보다 약해… 'ICBM탑재 경량화 성공' 판단은 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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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력 예상보다 약해… 'ICBM탑재 경량화 성공' 판단은 일러

입력
2013.02.1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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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2일 감행한 3차 핵실험의 성공 여부를 놓고 남북 간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4일 국방위원회 성명을 통해 '높은 수준의 핵실험'을 공언했다. 이날 핵실험 직후에는 "이전과 달리 폭발력이 크고, 소형화ㆍ경량화된 원자탄을 사용했고, 다종화된 핵억제력을 과시했다"며 자화자찬했다. 반면 국정원 등 우리 정부 기관은 "소형화, 경량화에 이르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지진파를 통해 분석한 이번 핵실험의 폭발력은 6~7킬로톤(kt)으로 2009년 2차 핵실험의 추정치 2~6킬로톤에 비해 소폭 향상됐다. 하지만 정부의 예상치인 10킬로톤에 비해 한참 낮은 수준이다. 1킬로톤은 TNT 1,000톤의 폭발력을 의미한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2차 핵실험에 비해 폭발력이 크게 향상되지 않았기 때문에 폭발력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이번 실험을 성공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핵무기는 원료인 플루토늄이나 고농축우라늄(HEU)을 많이 사용할수록 위력이 커지기 때문에 단순히 폭발력만으로 성공 여부를 가늠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운반 수단에 실릴 핵무기의 소형화나 경량화 여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통상 탄두 무게를 500㎏ 이하로 줄이고 15킬로톤~20킬로톤의 폭발력을 내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지난해 12월 발사에 성공한 장거리 로켓은 사거리가 1만㎞에 달해 미국 본토를 겨냥할 수 있지만 탄두를 장착할 경우 사거리가 줄어들기 때문에 탄두의 소형화ㆍ경량화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북한이 이번에 실제 얼마만큼의 핵물질을 실험에 사용했는지 파악하기가 어렵다. 2009년 2차 핵실험 당시 핵물질 사용치도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발표하기 전까지는 외부에서 알기 어려운 정보"라고 말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도 이날 국회 국방위에 출석해 소형화ㆍ경량화에 성공했다는 북한 발표에 대해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핵물질을 압축해 폭발시키는 내폭형 핵무기의 경우 핵물질 25㎏으로 10킬로톤의 폭발력을 내면 최고 수준의 기술력으로 평가 받는다.

북한의 발표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다종화된' 핵억제력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HEU방식의 새로운 핵실험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과거 두 차례 핵실험에서 플루토늄을 사용한데다 더 이상 핵재처리 시설을 가동하지 않아 플루토늄의 추가 생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HEU방식은 제조와 은닉, 이동은 물론 폭발이 용이해 북한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북한은 현재 40㎏ 정도의 플루토늄을 확보하고 있다.

김종선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3차 핵실험과 2차 핵실험의 폭발력이 비슷하기 때문에 종전의 플루토늄 방식과 다른 방식을 시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실험이 HEU방식일 경우 향후 핵융합을 이용한 수소폭탄 개발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적 위협이 훨씬 크다. 수소폭탄의 경우 폭발력은 20킬로톤을 상회한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HEU 방식의 핵실험에 성공했다면 이번 실험의 폭발력만으로 성공 여부를 따지는 것이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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