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차 핵실험을 예고한 지 20일 만인 12일을 '디데이(D-day)'로 택한 이유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1, 2차 핵실험 등에 비춰 미국 정치 일정과 북한 내부 상황 등을 고려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선 북한은 지난달 24일 발표한 국방위 성명을 통해"우리가 진행할 높은 수준의 핵시험(핵실험)도 미국을 겨냥하게 된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핵실험이 미국을 압박하는 행위라는 점을 최대한 부각시켜 향후 대미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을 사전에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이로 미뤄볼 때 북한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2기 행정부 첫 연두교서가 발표되는 13일(한국시간) 직전을 미국을 압박하는 가장 효과적인 시점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2009년 5월에도 미국의 현충일인'메모리얼 데이'(5월 마지막 주 월요일)에 맞춰 2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대내적으로는 북한이 민족 최대 명절로 지정하고 있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2월 16일) 이벤트를 고려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 생일 전에 핵실험을 단행해 경축 분위기를 띄우고 김 위원장과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업적을 과시해 3대 세습 체제를 다지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설 연휴(10~12일)가 끝나는 날인 12일 핵실험이 성공하면 북한 주민들이 정상적 업무를 재개하는 13일부터 대규모 군중집회 등을 열어 핵실험을 대대적으로 선전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북한은 3차 핵실험 날짜와 관련해 주변국에 혼선을 주기 위해 특유의'기만 전술'도 함께 구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8일에는 대외선전용 주간지 통일신보를 통해"국가적 중대조치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3차 핵실험이라고 지레짐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실험을 유보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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