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디스플레이 특허를 놓고 치열한 법적 공방을 벌이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전격 화해했다. 하지만 갈등의 봉합일 뿐, 기술협력으로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를 상대로 제기했던 ‘OLED 기술유출 관련 기록 및 세부기술에 대한 사용 금지 가처분신청’을 12일 취하했다고 밝혔다. 원고인 삼성이 가처분신청을 취하함에 따라 심리는 중단된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7월 수원지검이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TV 기술유출 혐의로 LG디스플레이의 임직원과 삼성디스플레이 전ㆍ현직 연구원 등을 기소하자, 두 달 뒤인 9월 서울중앙지법에 LG디스플레이를 상대로 기술 및 자료 사용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그러자 LG디스플레이는 곧바로 삼성디스플레이를 상대로 OLED 특허소송을 제기했고, 삼성디스플레이는 다시 LCD 관련 특허소송으로 맞불을 놓았다. 이후 LG도 LCD특허 소송을 내는 등 3건을 추가로 상호 제기하며 팽팽한 대립을 이어왔다.
감정대결 양상으로까지 번지던 양사의 대립이 화해로 끝난 건 정부 중재 때문. 지식경제부는 지난 4일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을 불러 “한국을 대표하는 두 기업이 소송전을 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삼성이 이날 1건의 소송을 취하함에 따라 나머지 3건의 소송도 원만하게 마무리될 공산이 커졌다. 업계에선 양사의 특허싸움이 화해로 끝난 만큼, 차제에 특허공유(크로스 라이선스)까지 이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통상 특허소송이 중단되면, 해당업체들은 로열티를 주고 특허를 사용하는 식으로 결론짓게 된다.
하지만 삼성과 LG 사이에 워낙 경쟁의식이 강해, 특허공유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업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번 화해는 정부의 강력한 화해권유와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결과인 만큼 양 사간 기술협력이 실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과 LG가 특허공유를 했던 것은 1992년 브라운관 특허 공유가 마지막이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