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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 "살충제·제초제 금지" 유기농 국가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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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 "살충제·제초제 금지" 유기농 국가 선언

입력
2013.02.1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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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산맥 동쪽의 소국 부탄이 세계 최초로 유기농 국가를 선언했다. 살충제와 제초제 판매를 금지하고 농가 부산물을 퇴비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국가 농업 전체를 유기농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지난 주 인도 델리에서 열린 연례 지속가능개발 콘퍼런스에 참석한 부탄의 페마 기암초 농림업 장관은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하면서 "부탄은 산악 지대가 대부분이라 화학제품을 사용하면 물과 식물에 곧바로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유기농법은) 환경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불교를 신봉하는 나라로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지향해야 한다"며 "동물도 살 권리가 있고 식물과 곤충도 행복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인구 120만의 입헌군주국 부탄은 생태와 국민 행복을 우선시하는 독특한 개발 정책을 고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유기농 전환도 이 같은 친환경 정책의 하나로 평가된다. 부탄 정부는 작물이 필요로 하는 물의 양과 모종 심는 시기를 맞추는 '지속가능 뿌리 강화(SRI)' 농법을 도입해 화학 제품 없이도 생산량을 배로 늘릴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기암초 장관은 시행 시기에 대해 "당장 내일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따로 마감 시한을 정하지 않았다"며 "지역별∙작물별로 점차 전환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면 유기농 전환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있다. 부탄에서 전통 농업 방식이 보편화돼 있긴 하지만 최근 기후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화학 제품에 의존하지 않고 농사를 짓는 것이 힘들어졌다는 게 이유다.

부탄 동남부 농업지대 파로의 농업 지도관인 린젠 왕축은 "유기농 전환 방침을 듣긴 했지만 생산량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가 문제"라며 "이상고온으로 고추가 병충해에 시달리고 있으며 과거보다 비료를 더 써도 잘 안 먹힌다"고 호소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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