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2월 12일 '농지사전 준비대'라는 이름으로 17세대 103명의 한국인이 브라질 땅에 도착했다. 이후 5차례에 걸쳐 1,300여명이 농업이민으로 브라질에 정착했고 70년대 초반에는 남대문과 동대문에서 1,400여명의 봉제기술자들도 합류했다. 현재 브라질에 살고 있는 한인은 약 6만 여명. 이들은 브라질 패션산업의 60%를 장악하고 있고, 그 후예들은 의사, 변호사 등의 전문직으로 진출해 브라질의 주류사회로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13일 밤 11시 40분에 방영되는 KBS 1TV '수요기획'은 브라질 이민 50주년을 맞이해 브라질 이민 1세대의 치열한 역정과 2세대들의 활약상을 그린 2부작 특별기획의 1편 '브라질의 개척자들'을 방영한다. 최근 브라질에서 열린 삼바 축제는 한국을 주제로 한 퍼레이드가 열리고 개막 공연에는 가수 싸이가 참여했다. 100명의 한국인이 브라질에 첫발을 내디딘 지 불과 50년 만에 일어난 일이다.
출발은 초라했다. 인구 2억 명, 130여 개 다양한 민족이 사는 나라 브라질로 제2의 삶을 찾아 온 한인들을 기다리는 것은 험난한 삶이었다. 영농이민으로 브라질에 온 한인들은 농사를 지었지만 살림은 늘 적자였다. 결국 한인들은 눈물의 농장 생활을 접고 도시 상파울루에서 봉제업을 시작한다.
브라질 이민 1세대인 고광순(94)씨는 어느 날 아들 내외와 특별한 외출에 나선다. 상파울루에서 70㎞ 떨어진 거리에 있는 과라레마 지역은 브라질로 이민을 온 한인 1세대들이 집단 거주했던 지역이었다. 집 한 칸에 13명이 살며 농사일로 생계를 이어가던 그곳의 이름은 다름아닌 '아리랑 농장'. 고씨는 그 때만 떠올리면 가슴이 아려온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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