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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스키, 발목 잡는 협회

입력
2013.02.12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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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목표로 앞으로 나아가야 할 한국 스키가 삐걱거리고 있다.

대한스키협회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이 1년도 채 남지 않았지만 '수장'조차 뽑지 못하고 있다. 윤석민(49) SBS미디어홀딩스 부회장이 차기 회장으로 단독 입후보했지만 지난달 10일 열릴 예정이었던 총회와 선거는 대의원들의 보이콧으로 무산됐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이사회 소집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윤석민 부회장이 대의원들과 연락하는 등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총회를 개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르면 이번 주 말이나 다음 초쯤에 이사회 소집 일정이 나올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사회 소집부터 입후보 등록 과정 등까지 20여 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회장 선거가 진행되는 총회는 3월로 미뤄지게 됐다.

차기 회장 선임이 늦어지면서 협회의 업무는 마비 상태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겨냥한 프로젝트가 중단됐고, 협회 직원의 1월 임금도 체불된 상황이다.

협회는 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으로 양분해서 '평창 동계올림픽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대한체육회에서 훈련지원금 및 수당이 나오는 국가대표팀의 경우 기본 여건만 갖춘 채 미흡하나마 굴러가고 있다. 하지만 회장의 출연금과 대한체육회 지원금의 매칭 펀드 형식으로 운영되는 올림픽대표팀의 경우 훈련이 전면 중단됐다.

조은상 협회 사무국장은 "모굴 스키와 스키 점프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더 잘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해야 하는데 전혀 그러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평창 올림픽 유망주로 꾸려진 올림픽팀의 경우 훈련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차기 회장 선임이 늦어지면서 2월에 열릴 협회 주관의 6, 7개 대회는 모두 연기됐다. 대한체육회 주관의 전국동계체전만 최소한의 경비로 진행될 예정이다. 조 사무국장은 "대한체육회에 경기력 지원비 명목으로 긴급 예산을 요청했고, 승인을 받아 동계체전을 겨우 치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예산이 지난해 대비 50%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총회를 보이콧한 대의원들은 새 집행부의 일부 인사권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스키인들의 이권 다툼이 협회의 정상적인 운영을 가로막고 있다. '스키인 분열' 탓에 애꿎은 유망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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