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립대가 시끄럽다. '취업에 강한 대학'을 표방한 강원도가 구조조정 차원에서 자동차과와 산업디자인과를 없애기로 하자, 교수들이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며 집단 반발하고 있다.
강원도는 도립대가 재정지원을 포함한 교육여건이 우수하지만 졸업생 취업률과 재학생 충원율은 미흡, 구조조정 차원에서 2개 학과를 폐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도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도립대는 경쟁력 평가(2012년 대학알리미 자료)결과 등록금과 교육비 환원율에서 각각 매우 우수 등급, 전임교원 확보부문에서는 우수등급을 받았다. 반면 졸업생 취업률은 49.5%로 전국 142개 전문대학 중 135위, 전국 7개 공립대학 중에서는 최하위로 나타났다. 87%인 재학생 충원율은 전국 전문대학 중 126위, 공립대학 가운데 6위에 머물렀다. 도는 한국생산성본부에 의뢰해 지난해 7월부터 3개월간 용역을 진행,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강원도 관계자는 "산업디자인과의 경우 최근 3년간 취업률이 30.8%에 불과해 평균치(49.5%)를 밑돌았다"며 "도민의 혈세로 운영하는 만큼 대학 경쟁력을 저해하는 학과는 두고만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교수들의 입장은 다르다. 이들은 "강원도가 지난해 자동차과를 비철금속기계과로, 산업디자인과는 문화예술 콘텐츠과로 명칭과 기능을 변경키로 했던 합의를 일방적으로 뒤집었다"며 밤샘 농성을 벌이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채 대안 없는 폐과 결정이 내려졌다는 게 일부 교수들의 주장이다.
또한 강원도립대가 폐과 결정이 내려진 산업디자인과와 자동차과의 2013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해 적절치 못한 학사행정이라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강원도는 "일부 주장과 달리 수 차례에 걸쳐 공청회를 진행하는 등 각계 의견을 수렴했다"며 "이번 구조개편은 등록금 없는 대학 선언 이후 경쟁력 제고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강원도립대는 강원도가 1998년 설립한 공립 전문대학이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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