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원들이 열악한 작업환경으로 인해 툭 하면 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특히 작업 특성상 교통사고와 청소차량으로 인한 안전사고뿐 아니라 감독기관의 안전불감증이 사고의 원인인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최근 전남 여수시에서 발생한 미화요원 사망사고는 법적 내구연한 5년이 경과된 차량에서 발생했다. 여수시도시공사 소속 환경미화원 5년차인 오모(46)씨는 설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7일 오후 2시 30분쯤 여수시 월내매립장 폐기물 종합처리시설에서 쓰레기를 처리하던 중 청소차량에 끼어 숨졌다.
오씨는 수거한 쓰레기를 버리고 남은 부분을 정리하던 중 유압으로 열고 닫히는 차량 덮개에 가슴이 끼었다. 오씨를 덮친 차량은 여수시가 한 달 전 구입한 2004년식 중고차로 드러났다.
또 지난해 10월 20일 새벽 2시25분쯤 전남 순천시 동천변에서 환경미화원 2년차 이모(43)씨는 청소차량에 재활용품을 싣던 중 압축기기에 양발이 끼어 발가락 4개가 절단된 사고를 당했다. 이씨는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고 있으나 아직 현장 복귀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
미화요원으로 20년을 근무하다 지난해 퇴직한 이모(60ㆍ순천시 황전면)씨도 비슷한 사고로 오른쪽 발가락 3개가 절단되고 왼쪽 발가락 4개의 뼈가 뭉개져 의족과 지팡이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다. 이씨는 "죽을 뻔했던 그때의 상황을 떠올리면 끔찍하다"고 말했다.
최근 환경미화원들이 청소차량에 의해 발가락이 절단되거나 목숨까지 잃는 사고가 빈발하고 있으나 이를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의 대책은 허술하다. 환경미화원들이 안전문제를 제기해도 묵살하기 일쑤고 심지어 신입직원에게 안전교육조차 하지 않고 현장에 투입되는 사례도 있다.
순천시 환경미화원 5년차인 김모(49)씨는 "지자체에 안전문제를 제기해도 묵살당하기 일쑤고 사고가 발생하면 사건을 덮기에 급급해 실제 외부로 알려지지 않는 사고가 많다"며 "안전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고질적인 작업구조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안전교육 확대와 함께 차량 노후화로 인한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현재 일반 공업사에서 받는 차량 정기검사를 전문기관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태민기자 h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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