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은 별 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이미 예고된 뉴스였던 점, 과거 북한발(發) 악재가 시장에 미친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학습효과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관심은 향후 국제사회의 제재와 북한의 추가도발 여부에 모아지고 있다.
12일 코스피지수는 5.11포인트(0.26%) 내린 1,945.79에 마감했고 원ㆍ달러 환율은 달러당 4.9원 내린 1,090.8원을 기록했다. 이날 낮 12시 6분께 핵실험의 신호인 북한 지역의 인공지진 소식이 처음 알려지자 순간적으로 코스피지수가 5포인트 가량 떨어지고 환율은 2.5원 상승했으나 이내 기존 흐름을 되찾았다. 상대적으로 북한 뉴스에 민감했던 외국인은 오히려 이날 주식 1,353억원 어치를 순매수해 한 달여 만에 최대 순매수 규모를 기록했다.
정부는 잇따라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해 향후 대책을 논의했는데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단기적,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급 간부회의에서 "북한 핵실험에 따른 경제적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고 실물경제와 국가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평가했다.
시장과 정부의 이 같은 반응은 그 동안 쌓인 학습효과의 영향이 크다. 3차례 핵실험을 포함해 미사일 발사, 천안함 등 대남도발, 김일성ㆍ김정일 사망 등 과거 20년 간의 북한발 악재가 터졌을 때 국내 금융시장은 거의 영향이 없거나 있더라도 짧으면 하루ㆍ이틀 만에, 길어야 2주 안에 원상회복하는 복원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우려되는 것은 앞으로 전개될 국제사회의 대응 및 북한 정세다. 수 차례 경고에도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해 국제사회가 강력한 제재에 나서고 북한이 이에 반발해 추가도발을 감행할 경우, 자칫 미약한 회복세에 있는 국내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지금은 국내외 경제여건이 민감한 시기여서 걱정스럽다"며 "국제 제재에 중국까지 동참해 수위를 높일 경우, 북한의 태도에 따라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져 환율과 외국인 투자 흐름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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