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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에 생화(生花)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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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에 생화(生花)가 사라진다

입력
2013.02.12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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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 꽃다발 8,000원, 초콜릿 꽃다발 만원. 골라들 보세요"

최근 졸업식이 열린 서울 강서구 세현고 앞. 졸업시즌 대목을 노려 좌판을 펼친 상인들이 경쟁적으로 외치며 학교로 향하는 축하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이날의 히트 상품은 사탕이나 초콜릿으로 장식된 조화. 빛깔로만 보면 생화보다 더 진짜 같은 새빨간 장미 조화와 형형색색의 포장지로 꾸민 사탕과 초콜릿이 영하의 날씨 속에서 얼어가는 생화 대신 좌판 가운데 떡 하니 자리잡고 있었다.

졸업식 축하 꽃은 생화라는 게 옛말이라도 되는 양 생화를 든 축하객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큰 아들 졸업식에 왔다는 송모(47)씨는 "생화는 3만원 가까이 해서 엄두도 못 냈다. 어차피 모레 작은 아이 졸업식 때도 쓰려면 조화가 낫다"며 장미 조화 한 다발을 들고 졸업식장으로 향했다.

생화가 외면을 받게 된 것은 혹한으로 인해 화훼농가 비닐하우스의 난방비가 오르면서 생산 단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양재동 화훼공판장 사무소에 따르면 졸업식 등의 행사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장미꽃의 경우 지난해 2월 한속(10송이)에 6,417원하던 것이 올 2월에는 7,370원으로 약 15%가량 올랐다. 안개꽃도 올해 1만14원으로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

게다가 영하 10도를 오르내렸던 최근의 날씨로 인해 생화 출하시기가 늦어진 점, 꽃잎이 쉽게 얼어 망가지는 점 등도 한몫 하고 있다. 경복여고 졸업식장 앞에 좌판을 연 한 상인은 "날씨 탓에 개화시기를 졸업 시즌에 맞추지 못해서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공급 농가의) 출하량이 20% 가까이 줄어 가격이 더 오른 거 같다"며 "기념사진 한 장 찍으려고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굳이 생화를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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