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북한이 실시한 3차 핵실험은 지진파로 가장 먼저 탐지됐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57분50초 북한 함북 길주군에서 발생한 규모 4.9의 인공지진의 지진파가 발생 48초 만에 강원 속초의 관측소에서 처음 감지됐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지진계에 먼저 잡히는 P파(종파)의 진폭이 S파(횡파)보다 매우 크게 나타나는 등 파형의 특징이 핵실험 때 보이는 전형적인 인공지진파라고 설명했다. 지진파는 이후 서화와 화천, 인제, 주문진, 철원 등 전방 지역을 비롯해 국내 대부분 관측소에서 포착됐다. 국내 지진관측소는 모두 171곳이다. 진앙의 깊이는 지표면 근처인 것으로 분석됐다. 자연지진의 경우 진앙의 깊이가 통상 10㎞ 아래다.
기상청은 당초 진도 규모를 5.1로 추정했으나 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는 4.9로 수정했다. 이에 따라 핵실험 폭발력 추정치도 10킬로톤(kt)에서 7킬로톤으로 고쳐졌다. 지진센터 측은 "기상청과 달리 핵실험 지진 분석 전문 장비를 사용하는 데다 국내는 물론 중국, 러시아의 지진관측소에 도달하는 지진파 규모와 지각의 지질학적 특성까지 종합적으로 반영해 지진파 규모를 최종 산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중음파도 관측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16분30초쯤 강원 고성군 간성면 공중음파관측소로 인공지진 때문에 발생한 공중음파가 도착했다. 함북 길주군에서 인공지진이 감지된 지 19분 만이다. 핵폭발이 일어나면 그 에너지의 일부가 땅속으로는 지진파를, 대기 중으로는 20㎐ 미만 저주파수 음파를 발생시킨다.
핵실험에 쓰인 핵물질이 플루토늄인지 고농축우라늄(HEU)인지 알려면 핵실험 2~4일 후 남쪽으로 날아오는 방사성 기체를 붙잡아 분석해야 한다. 현재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비상상황실을 가동해 방사성 기체인 제논과 크립톤을 포집하기 위한 작업을 준비 중이다. 방사성 기체 중 제논이 많으면 핵물질이 플루토늄, 크립톤이 많으면 우라늄일 가능성이 크다. KINS가 운용하는 제논 탐지 장비는 일반 방사선감시기보다 감도가 70만배 가량 높아 극미량이라도 제논을 검출할 수 있다.
일부 시민들은 낙진 등 방사능 오염을 우려하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지만, 오히려 방사성 기체 포집조차 쉽지 않아 보인다. 바람 방향에 따라 방사성 물질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갈 경우 감지가 어렵기 때문이다. 제논의 경우 반감기가 워낙 짧은 데다 공기 중으로 퍼지면 희석돼 버리기 때문에 늦어도 핵실험 후 10일 안에 포집해야 정확한 비율을 측정할 수 있다.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당시에는 대기 중 방사성 핵종이 탐지됐지만 2009년 5월 핵실험 때는 탐지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1차 핵실험 이후 방사성 핵종이 새 나가지 않도록 핵실험장 갱도 구조를 낚시바늘 형태로 바꾸고 여러 장치도 설치했다"며 "이번에도 가스 감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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