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중아트센터의 현대음악 시리즈 1로 지난 8일 열린 현대음악 앙상블 'Trois C'(트와씨ㆍ3개의 C)의 공연은 현재 활동 중인 미국 작곡가들의 근작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프로그램은 앙드레 프레빈의 '네 개의 노래'(1994), 이안 클라크의 '줌 튜브'(1999), 존 하비슨의 '6명의 미국 화가'(2000), 조지프 호로비츠의 클라리넷 소나타(1981), 모튼 로리슨의 '콰트로 칸시오네'(1981). 모두 1981년에서 2000년까지 20년 간 나온 작품이고 한국에서는 거의 연주되지 않는 낯선 곡들이다.
Trois C는 2011년 창단된 젊은 음악가들의 앙상블이다. 리더인 플루트 연주자 김예지씨와 동갑내기 소프라노 양윤주씨를 중심으로 필요에 따라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 여러 악기로 멤버를 구성하는 프로젝트 그룹이다. '3개의 C'는 Contemporary(현대의), Creative(창의적인), Challenge(도전)를 가리킨다. 이름에 걸맞게 이들은 20세기 이후 작곡된 낯선 음악들을 소개해 왔다.
이날 무대의 유일한 솔로 곡인 이안 클라크의 '줌 튜브'에서 김씨는 플루트의 최대치를 펼쳐 보였다. 바람 소리, 폭발음 등 호흡을 이용한 각종 음향에다 신음 소리까지 넣었다. 들숨으로도'연주'했다. 나머지 곡들은 소프라노, 현, 피아노가 들어가는 3명 또는 4명의 자유로운 편성으로 현대음악의 다양성을 알렸다.
관객과 소통하는 것은 늘 숙제다. 현대음악은 특히 그렇다. 김씨가 말했다. "한 악기박물관에 가서 쇤베르크의 '달에 홀린 피에로'를 연주했더니 '오 솔레미오'는 왜 안 하느냐는 볼멘소리만 돌아왔죠."
해서 결성 3년이 될 때까지는 일반과 소통할 수 있는 현대음악 레퍼토리를 구축하는 데 전념할 계획이다. 때로 그 길은 파격으로 통한다. 창단 연주 때 선보인 미국의 작곡가 데이비드 잭슨의 'X My Heart'는 섹스에 대한 노골적 은유다.
그는 "작품 해설도 더 늘리고 곡의 연주 시간도 프로그램에 명기하는 등 다양한 시도로 관객을 배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게 선술집 음악의 형식 등 새 프로그램 개발도 검토 중이다. 국악적 장단을 적극 응용해 단군신화를 그린 '침묵 속의 신화'(이윤경 작)를 다음 곡으로 준비했다. 윤이상, 다케미쓰 도루 등의 아시아 현대음악을 집중 조명하는 무대, 스티브 라이히ㆍ필립 글래스 등 미니멀리즘의 대가들을 중심으로 현대음악의 재미를 알리는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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