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9일 대외선전용 주간지인 통일신보를 통해 "미국은 (북한의) 국가적 중대 조치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3차 핵실험이라고 지레 짐작하고 고강도 제재는 물론 선제 타격까지 해야 한다고 입방아를 찧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신보는 8일자 '힘에는 더 큰 힘으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핵실험인지 그보다 더한 그 어떤 것인지, 공화국이 취하게 될 국가적 중대 조치에 대해서는 꼬물만큼도(조금도) 모르면서 설레발을 치는 미국과 적대세력들의 추태는 말 그대로 도적이 매를 드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국가적 중대 조치를 결심했다고 밝히면서 핵실험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을 보여온 북한이 이처럼 '핵실험이라고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나선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한국과 미국 정부 등에 혼란을 주려는 기만전술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군 당국도 핵실험을 않겠다는 언급이 없는 만큼 북측의 태도 변화라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부 당국자는 11일 "북한이 핵실험 철회 입장을 발표한다면 대외 선전용 기관지가 아닌 노동신문 등 정식 매체를 통해 발표했을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체크하는 차원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례로 북한은 지난해 12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하루 전날인 11일 수리를 위해 1ㆍ2ㆍ3단 로켓을 발사대에서 분리, 주변국의 감시 체계에 혼선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북한이 한국과 미국 등의 선제타격 의지 표명과 함께 중국과 러시아까지 핵실험 중단을 강력 촉구하고 나선 데 대한 부담을 느껴 핵실험 전략을 수정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 전문가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압박과 경고를 무시하면서 북한이 핵실험에 나서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며 "핵실험 실시를 당분간 연기하기 위한 제스처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핵 실험 대신 보다 더 강력한 행동을 취하겠다는 의견을 내비친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오히려 초강경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이 경우 핵 실험 대신 수소폭탄실험과 소형 핵탄두 개발을 위해 고농축 우라늄탄 실험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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