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스웨덴, 영국의 유통업체들이 말고기가 섞인 스웨덴 식품업체 핀두스의 쇠고기 냉동제품을 모두 회수한다고 10일 발표했다. 영국 식품안전청(FSA)이 8일 핀두스의 쇠고기 냉동제품에서 말고기가 검출됐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영국과 아일랜드에서는 이미 지난달 폴란드산 말고기가 들어간 쇠고기 햄버거가 판매돼 사회적 혼란이 야기된 적이 있어 말고기 파문이 유럽 전역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핀두스는 지난달 말 쇠고기로 만든 자사 라자냐(파스타의 일종)에서 말 DNA가 100% 검출됐다고 밝혔다. 스웨덴 유통업체 알디도 판매 중인 핀두스 제품 두 종에서 말고기 성분이 30~100% 나왔다며 판매를 중단했다.
하지만 유통 과정이 복잡해 말고기 성분 검출의 책임 소재가 명확히 규명되지 않으면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 핀두스는 제품에 사용한 가공 고기를 프랑스 가공업체 코미겔로부터 제공 받았다고 주장했다. 코미겔은 프랑스 정육업체 스판게로로부터 고기를 납품받았으며 이 고기는 루마니아가 원산지로 드러났다.
고기 거래 과정에서는 네덜란드와 키프로스의 중개인을 거쳤다. 핀두스 측은 "이번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것이 아닌 명백한 사기"라며 "수사 결과에 따라 코미겔과 하청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법적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미겔 측은 "우리도 속았다"며 "소비자 보상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코미겔은 전세계 16개국의 회사에 가공된 고기를 공급한다. 루마니아 정부는 "어떤 고기를 사용했는지는 해당 회사의 몫"이라며 선을 그었다. 베누아 아몽 프랑스 소비자 장관은 13일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해당 기업이 육류 종류를 허위 표기하고 소비자를 속였다는 증거가 나오면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해당 제품에 유해 성분이 포함됐는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페닐부타존과 부타졸리딘 등 동물성 약품이 사용됐을 가능성도 높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말고기 소비가 많은 프랑스, 이탈리아 등과 달리 영국에서는 말고기를 금기시해 파장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유대교 역시 말고기 먹는 것을 금지해 종교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폴란드와 러시아, 이탈리아 마피아들이 육류가공 과정에서 이권을 챙겼다는 증언도 나온다. 영국 주간 옵서버는 도축업자들의 말을 인용해 "도축 승인을 내주는 공무원과 식품가공업체간의 은밀한 친분을 통해 쇠고기에 비해 저렴한 돼지나 말 등이 쇠고기로 둔갑했다"고 보도했다. 일부에서는 말을 산 채로 이동시키면 스트레스를 받고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도축한 상태에서 유통하며 이로 인해 유통 과정이 복잡해지고 그 과정에서 러시아 마피아 등의 이권 개입이 치열해졌다고 전했다. 유럽에서는 매년 약 6만5,000마리의 말이 도축된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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