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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 거래 정지… 건설 위기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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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 거래 정지… 건설 위기 확산

입력
2013.02.1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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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시공실적 13위인 쌍용건설이 자본전액 잠식설 때문에 주식매매 거래가 정지됐다. 최근 두산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두산건설(업계 12위)에 1조원대 지원을 발표(본보 5일 16면 보도)하는 등 건설사 도산위기가 중견 건설사에서 상위 건설사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14일 발표될 쌍용건설의 2012년 잠정 영업실적 공시에서 '자본전액 잠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미분양 주택을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할인 판매하면서 수천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해 자본이 전액 잠식된 것으로 보인다. 쌍용건설은 2011년 1,68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영업손실 규모가 1,511억원이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8일 쌍용건설에 자본잠식에 관한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쌍용건설이 14일 내부결산 이사회 후 공시하겠다고 하자 주식매매 거래를 정지시켰다. 자본전액감식이란 자산을 모두 팔아도 부채를 갚을 수 없는 상황을 말한다. 주식매매거래 정지 상태인 쌍용건설이 사업보고서 제출시한인 4월 1일까지 자본전액잠식 해소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수정 재무제표를 제출하지 못하면 코스닥 상장이 폐지된다.

우리은행 등 채권단은 캠코 주관 하에 다섯 차례나 실패한 쌍용건설의 매각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워크아웃이나 출자전환 여부 등을 놓고 논의 중이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시작되면 채무 탕감 및 신규지원 등이 불가피해 채권단이 '울며 겨자먹기'로 출자전환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출자전환은 기업이 진 빚만큼을 채권단이 주식으로 취득해 부채를 줄이는 채무 조정 방식이다. 쌍용건설이 회생하기 위해서는 1,500억∼2,000억원 증자가 필요하다.

건설업계는 쌍용건설 자본잠식 파장이 상위권 건설사의 또 다른 유동성 위기로 이어지지 않을까 긴장하는 모습이다. 두산그룹이 최근 두산건설에 4,500억원의 유상증자와 두산중공업의 5,700억원대 알짜배기 사업부를 현물 출자하고 강남구 논현동 본사 사옥 매각(1,500억원)을 통해 두산건설을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두산건설은 이미 유상증자를 실시하고도 또 다시 그룹 지원을 받게 돼 언제까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지원이 계속될 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쌍용건설도 출자전환이 이뤄져 상장폐지를 모면해도 신용등급 하향에 따른 해외수주 어려움과 국내 주택시장 침체 등 헤쳐나가야 할 난관이 많다. 특히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중견 건설사에서 점차 상위 건설사로 옮기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는 한라건설, 동부건설 등 시공실적 17∼23위의 중견 업체들이 주로 대상이었다. 지난해 모기업인 웅진홀딩스와 함께 법정관리에 넘어간 극동건설은 시공실적 37위였다.

금융당국은 건설업체 자금난이 급속히 확대되자 6일 대기업 계열 건설사도 신용보증기금을 통해 지원하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발행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자금지원을 중소ㆍ중형 건설사에서 대형 건설사로 확대하고 있다. 증권사 건설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상위 10위권 업체들까지는 국내 주택시장과 해외 플랜트 시장 등으로 포트폴리오가 분산돼 있지만 그 외 업체들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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