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에 노출된 청소년의 경우 자기통제력이 낮아져 무단결석이나 가출 등 문제행동을 하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1일 이호택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위촉연구원이 학술지에 게재한 '가정폭력 노출경험이 청소년의 문제행동에 미치는 영향-자기통제력의 매개효과 검증' 논문에 따르면 가정폭력 노출 경험은 청소년의 문제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자기통제력에 간접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청소년패널에 2004년 초등학교 4학년으로 등록됐던 2,448명을 5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부모간 폭력을 목격했거나 학대 피해 경험이 있는 청소년일수록 문제행동을 많이 일으켰다. 문제행동은 무임승차, 무단결석, 학용품비 다른 데 사용하기, 친구 따돌리기, 조롱ㆍ협박ㆍ폭행하기, 물건 훔치기ㆍ빼앗기, 흡연, 음주, 가출, 음란물 보기 등 13가지 종류였다. 또 가정폭력에 노출될수록 자기통제력이 낮고, 자기통제력 수준이 낮을수록 문제행동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통제력은 '나는 일이 힘들고 복잡해지면 곧 포기한다' '나는 화나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등 6개 문항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가정폭력 노출경험이 직접적으로 청소년의 문제행동을 증가시킨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논문은 분석했다. 이호택 연구원은 "자기통제력을 가정폭력 노출경험과 인과관계를 분석하는 회귀 모형에 포함시켰을 때, 가정폭력 노출경험이 문제행동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이상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며 "이는 가정폭력 노출경험이 직접적으로 청소년의 문제행동을 증가시킨다기 보단 자기통제력을 매개로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또"가정폭력이 없는 가정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가정폭력 가해자에 대한 개입ㆍ치료 프로그램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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