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테니스가 인도를 제물 삼아 2014년에도 국가대항전 페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1그룹에 잔류하게 됐다.
한국은 이로써 2009년부터 6년 연속 지역1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9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국립 실내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지역1그룹 순위 결정전(2단1복식)에서 인도를 상대로 1,2단식을 모두 이겨 복식경기와 상관없이 6위를 차지했다. 인도는 남은 복식 경기를 기권했다.
한국과 인도는 전날까지 지역1그룹 A, B조에서 각각 전패를 당해 최하위로 밀려나 이날 순위 결정전을 통해 2014년도 1그룹 잔류 여부를 정해야 했다. 한국에 종합전적 3-0(복식 기권포함)완패를 당한 인도는 7위가 확정돼 지역2그룹으로 강등됐다. 대신 지역2그룹에 있던 인도네시아가 1그룹으로 승격됐다.
대표팀 막내 이소라(19ㆍ원주여고ㆍ389위)가 1단식에 나서 루투자 보사레(17ㆍ605위)를 세트스코어 2-0(7-6 6-1)으로 깔끔하게 돌려 세운데 이어 에이스 한성희(23ㆍKDB산업은행ㆍ296위)도 2단식에서 리시카 순카라(20ㆍ548위)를 역시 2-0(6-4 6-3)으로 제압했다.
페드컵에 처음 출사표를 던진 이소라는 특히 전날 단식 첫 승에 이어 2승(통산 2승2패)째를 거뒀다. 한성희도 1승(통산 3승5패)을 보태 자존심을 지켰고 맏언니 류미는 이날 복식 부전승을 따낸 데 힘입어 이번 대회 2승2패(통산 9승9패)를 기록했다.
한국은 경기 시작 전부터 주 카자흐스탄 백주현 대사를 비롯한 직원들과 위명재 한국문화원장, 기업 주재원, 유학생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하지만 초반 경기흐름은 인도가 먼저 잡았다.
이소라는 1세트 게임스코어 0-3까지 끌려갔다. 이소라는 그러나 4-3으로 반전에 성공한 뒤 타이브레이크 끝에 7-5로 승리를 안았다. 2세트는 이소라의 일방적인 페이스. 게임스코어 2-1에서 내리 4게임을 따내 마침표를 찍었다.
한성희도 1세트 첫 서브를 브레이크 당해 손에 땀을 쥐게 했으나 4-4에서 상대의 점수를 틀어막고 순항했다. 한성희는 2세트에서도 2-3으로 주춤거렸으나 4게임을 잇달아 보태면서 대미를 장식했다.
이정명(46ㆍ강원도청) 감독은 “당초 지역1그룹 잔류를 목표로 정하고 출전했는데 선수들이 부상 없이 잘 따라줘 고맙다. 올해는 6위에 그쳤지만 내년에는 3,4위로 뛰어 오를 수 있도록 재무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페드컵은 매년 초 아시아-오세아니아, 아메리카, 유럽-아프리카 3개 지역으로 나눠 열리는데 세계 8강이 겨루는 월드그룹과 16강의 월드 2그룹 이하 각 지역별로 다시 1그룹과 2그룹으로 분류된다. 지역별 1그룹 A, B조 승자가 월드 2그룹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등 승강제가 적용된다. 올해는 전세계 97개국이 참가했다.
한편 한국이 속한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1그룹 A, B조 순위 결정전에선 대회 개최국 카자흐스탄이 우즈베키스탄을 종합전적 2승1패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해 월드 2그룹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냈다. 우즈베키스탄, 태국, 중국, 대만이 2~5위를 차지했다.
아스타나(카자스흐탄)=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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