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8일 발표한 첫 인선 내용에 총리 후보자와 함께 '빅2'로 꼽히는 청와대 비서실장이 포함되지 않은 것을 두고 여러 갈래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에선 비서실장의 경우 인사청문회 대상이 아닌데다가 조각 과정에서 인사 검증을 지휘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이날 발표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일단 비서실장 후보 검증이 마무리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초대 비서실장에 박 당선인의 의중을 잘 아는 측근 인사들의 발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청문회 대상은 아니더라도 자칫 문제가 발견된다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수 있다. 게다가 유일호 당선인 비서실장이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발표하지 않더라도 업무 공백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인선 타이밍을 고려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날 발표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경호실장은 각각 광주와 부산 출신으로 지역 배려 측면이 있다. 만일 같은 날에 대구·경북을 포함한 영남권 출신 비서실장을 함께 내정할 경우엔 지역 편중 논란이 생길 수도 있다.
'내각 배려설'도 나온다. 박 당선인이 책임장관제를 강조해온 만큼 총리 인선을 먼저 발표해 국정의 중심은 청와대가 아니라 내각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는 해석이다.
박 당선인의 국정운영을 최일선에서 보좌하게 될 비서실장에는 우선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과 최외출 전 캠프 기획조정특보가 거론된다.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과 유정복 의원, 권영세 전 선대위 종합상황실장 등이 기용될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는 전남 곡성 출신의 이정현 당선인 정무팀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민정수석 후보군으로는 인수위 법질서사회안전분과 전문위원인 조대환 조응천 변호사, 윤성규 한양대 연구교수 등이 거명된다. 조윤선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과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 변추석 당선인 홍보팀장, 최명길 MBC보도국 유럽지사장 등은 홍보수석 후보군에 올라있다. 국정기획수석 후보로는 인수위 총괄간사인 유민봉 성균관대 교수와 대선 공약 입안을 주도한 안종범 의원이 거론된다.
한편 장관 후보자들은 국회가 정부조직 개편안을 처리하기로 한 14일 이후 발표될 것으로 점쳐진다. 정부조직이 확정되기도 전에 내각 명단을 발표할 경우 국회를 경시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촉박한 청문회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청와대 참모진과 함께 설 연휴 이후 이뤄질 2차 인선 때 발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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