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4년 간 아프가니스탄에서 펼친 군사작전으로 현지 어린이 수백 명이 사망했다는 유엔 보고서가 발표됐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가 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8~2012년 아프간 주둔 미군이 실시한 드론 공습 등의 공격으로 어린이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다. 아프간 아동들은 부상 체포 구금의 위협에도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미군 수용시설에 구금된 어린이들 중에는 학대받는 경우도 있다"며 "어린이 희생자가 늘어난 이유는 미군이 사전경고 없이 무차별 공격을 퍼부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2010~2011년 사망한 어린이가 전년에 비해 2배로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이와 관련해 문책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는 2008년 이후 미국의 정책이 아프간 아동에게 끼친 영향을 광범위하게 조사한 첫 번째 보고서다. 위원회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정부에 "구체적이고 확실한 사전경고 조치를 하고 무차별 무력사용을 중단해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이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빅토리아 눌런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7일 유엔 보고서에 대해 "아직 내용을 모르며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군의 무차별 공습을 폭로한 이 보고서는 존 브레넌 중앙정보국(CIA) 지명자의 인사 청문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