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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휴대폰기지화… '이재용 프로젝트'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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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휴대폰기지화… '이재용 프로젝트' 확정

입력
2013.02.0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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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베트남에 우리나라 목포시만한 크기의 휴대폰 생산단지를 만든다. '이재용 프로젝트'로 불리는 베트남 제2공장으로, 이 투자가 완료되면 삼성전자 휴대폰의 절반 이상이 베트남에서 만들어지게 된다.

삼성전자 베트남 생산법인(SEV)은 7일 타이응웬성의 옌빙공단 관리업체측과 총 50㎢ 규모의 공장부지 임대계약을 공식 체결했다고 밝혔다. 옌빙공단은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북쪽으로 100㎞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협력업체들이 함께 사용하게 된다.

타이응웬공장은 현재 가동 중인 박닝공장에 이은 삼성전자의 제2 베트남 공장. 지난 2009년 10월 완공된 박닝공장은 삼성전자가 보유한 전 세계 휴대폰 생산공장 7곳 중 최대 규모이다. 현재 2만4,000여명에 달하는 현지 직원들이 '갤럭시' 등 삼성전자 휴대폰 생산량의 40%인 연간 1억5,000만대를 만들어내고 있다. 여기에 타이응웬공장까지 완공되면 삼성전자 휴대폰 가운데 60~70%가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셈이다.

삼성이 베트남을 휴대폰 생산기지화하려는 건 무엇보다 비용 때문.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미국 내 생산공장이 하나도 없다. 인건비 절감 때문에 모든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폭스콘 등 해외에서 생산하고 있다"며 "애플과 경쟁하려면 삼성전자도 해외생산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도 인건비가 올라 더 이상 경쟁이 힘들다. 인력의 질과 인프라 등을 고려하면 베트남 외엔 대안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삼성전자 베트남 박닝공장의 1인당 월 평균 인건비는 작년 2월 기준 165달러, 우리 돈 18만원 안팎에 불과하다. 때문에 노키아, 인텔 등 글로벌 IT 기업들도 앞다퉈 베트남에 공장을 건립하는 등 현지화를 가속화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당초 제2공장 부지로 하이퐁과 타이응웬, 두 곳을 저울질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베트남을 방문, 이재용 부회장과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등 그룹 및 삼성전자 수뇌부와 현지에서 휴대폰 전략회의를 갖기도 했다. 특히 베트남 2공장은 '이재용 프로젝트'라고 일컬어 질 만큼, 이 부회장이 시작부터 직접 주도했으며 최종 부지확정을 위해 수시로 베트남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이퐁에 비해) 타이응웬이 접근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타이응웬성은 현재 공사 중인 하노이∼하이퐁 고속도로가 2015년까지 예정대로 완공될 경우 노이바이국제공항, 항구 등 주요시설과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돼 투자여건이 매우 양호하다는 평가다.

타이응웬공장에 대한 삼성전자의 투자규모는 약 7억 달러. 여기에 기존 박닝공장에 대해서도 2020년까지 15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베트남을 키운다고 해서 기존 국내나 중국, 인도 등의 생산물량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휴대폰 생산체계가 결국은 ▦디자인과 연구개발은 국내 ▦생산은 베트남으로 이원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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