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했어. 잘했어."
모처럼 김동광 삼성 감독의 입에서 나온 칭찬이었다. 김 감독은 7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2~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동부와의 홈 경기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기 바빴다. 4쿼터에는 점수가 10점 차까지 벌어지며 승리가 눈 앞에 다가오자 코트가 울리도록 목소리를 높였다. "거의 다 왔어, 백코트 해." 김 감독은 선수들만큼이나 땀을 흘렸다.
삼성이 지긋지긋한 8연패에서 탈출했다. 삼성은 이날 몸을 아끼지 않은 선수들의 투지와 압도적인 리바운드 숫자(38-25)를 앞세워 72-68로 승리했다. 이로써 지난달 12일 KT전부터 8연패를 기록한 삼성은 한 달여 만에 승리를 따냈다. 시즌 성적은 14승24패로 여전히 9위. 김주성의 부상 이후 하락세를 타고 있는 동부(16승23패)는 4연패에 빠졌다.
전반은 삼성 이동준의 독무대였다. 이동준은 2쿼터까지 15분28초를 뛰면서 12점 6리바운드로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친형인 이승준과의 맞대결에서도 확률 높은 미들슛으로 우위를 보였다. 상무에서 제대한 뒤 복귀전을 치른 차재영은 4점으로 뒤를 받쳤고 김승현이 4점 3어시스트를 올렸다. 삼성은 전반을 33-28로 앞섰다.
3쿼터에는 동부의 맹추격에 고전하기도 했다. 3쿼터 초반에만 연달아 3개의 실책을 쏟아냈고 동부는 외국인 선수 줄리안 센슬리, 박지훈, 이광재의 연속 득점으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순식간에 삼성 벤치는 어두워졌다. 연패 기간 동안 후반전에 맥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자주 노출했기 때문에 또 다시 불안감이 밀려왔다.
하지만 삼성 쪽으로 운이 따랐다. 김주성의 몫까지 혼자 해내던 이승준이 3쿼터 4분31초를 남기고 파울 트러블에 걸린 것이다. 이후 삼성은 소극적으로 변한 동부의 골밑 수비를 거세게 공략했고, 4쿼터 막판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4점 차 승리를 완성했다.
3쿼터부터 출전한 토종 빅맨 유성호는 후반전 6점 4리바운드로 깜짝 활약을 펼쳤다. 대리언 타운스는 16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고 루키 임동섭이 8점을 보탰다. 반면 동부는 이광재가 15점으로 분전했지만 이승준의 파울 트러블이 뼈아팠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연패를 깨 기분이 좋다. 그 동안 선수들을 혼내기 보다는 자신감을 많이 심어 줬다"면서 "차재영이 돌아오면서 조금은 빠른 농구를 할 수 있게 됐다. 두 명의 외국인 선수들이 20분씩 번갈아 뛸 수 있는 것도 고무적"이라고 했다.
안양에서는 정영삼(20점 4리바운드)이 펄펄 난 전자랜드가 인삼공사를 84-68로 꺾고 3위 자리를 지켰다. 전날까지 인삼공사에 반 경기 차로 쫓겼던 전자랜드는 외국인 선수 포웰(20점 8리바운드)의 활약까지 더해져 한 숨을 돌리게 됐다. 전자랜드는 23승15패, 인삼공사는 22승17패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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