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만 닿으면 언제 어디에서든 연주할 계획입니다."
대구ㆍ경북과 경남 등지의 스님 8명이 록밴드 '우담바라(불교에서 3,000년에 한 번 꽃을 피운다는 상상의 꽃)'를 결성했다. 불교합창단 등은 많지만 스님들이 록밴드를 결성한 건 국내 불교계 사상 처음이다.
우담바라는 4월 창단 기념공연을 시작으로 사회복지시설이나 교도소 등 소외 지역은 물론 일반 행사장 등 원하는 곳이면 언제 어디든지 달려가 공연한다는 계획이다.
우담바라는 지난해 7월부터 단장을 맡은 대구 능인선원 주지 혜장스님의 주도로 대구와 가까운 경북 구미, 경산, 청도, 경남 밀양 등지에서 모두 8명이 모여 결성했다. 전국 각지에서 나름 음악을 잘 하는 것으로 알려진 스님들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실시, 100여명 중에 선발한 실력파들이다. 그 동안 '세련된' 승복 형태의 단복도 맞췄다.
보컬은 지산 스님과 홍일점인 지연스님, 드럼은 법상스님, 기타 수진스님, 색소폰 대원스님, 건반 보화스님, 콘트라베이스 자운스님 등이 맡았다.
혜장스님도 출가하기 전 중학교 시절부터 음악동아리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다. 그는 "2년 전부터 대중을 위해 봉사하는 데는 가장 대중적인 록밴드가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서울이나 대전 등지의 스님들도 오디션에 참가했지만, 거리가 멀어 함께 하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다"고 덧붙였다.
단원 모두 참선으로 바쁜 탓에 연습은 2주에 한 번 정도가 고작이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대구 팔공산 동화사에서 열린 승시에서 율동과 함께 '여행을 떠나요', '젊음의 노트' 등을 불러 폭발적인 호응을 얻을 만큼 실력을 인정받았다. 혜장스님은 "대중을 위해 봉사하기 위해 모인 만큼 대중가요를 부르는 것은 당연하다"며 "자작곡인 '차나 한잔하고 가세~' 등 기존 작품과 더불어 보다 많은 창작가요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혜장 스님은 창단 공연을 앞두고 7일부터 본격적인 공연기획에 들어갔다. "지금부터 공연장소와 컨셉, 레파토리를 정하고 3월부터 대구 수성구 지산동 연습실에서 합숙을 하며 연습에 들어갈 겁니다. 산사음악회는 물론 전국 곳곳에서 우담바라의 활약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