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빌딩 와중에서도 6강 플레이오프 싸움에 한창인 LG의 끈끈함이 타 팀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LG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서장훈과 김현중이 KT로 떠났고, 문태영을 모비스로 보내며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 기둥 뿌리가 3개나 뽑혀 나간 셈이다. 농구 전문가들은 KCC와 최하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김진 감독과 프런트도 일찌감치 성적을 포기하고 리빌딩의 과도기로 삼은 시즌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선수들의 열정은 구단을 머쓱하게 했다. 특출한 스타플레이어는 없었지만 조직력과 열정으로 전력 약화를 상쇄했다. 3점슛 평균 1위(2.2개)를 달리고 있는 김영환을 비롯해 무명의 선수들이 시종일관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최고의 외국인선수로 꼽히는 로드 벤슨마저 지난달 28일 모비스로 트레이드했지만 경기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트레이드 후 첫 경기였던 지난달 31일 전자랜드전에서 예상을 깨고 86-77로 대승을 거뒀다. 패했지만 2일 KT전에서도 연장 접전을 벌였고, 6일 오리온스전에서도 막판까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이번 시즌 LG의 선전을 두고 타 팀도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내는 분위기다. 모 구단 관계자는 "누구든지 기회만 생기면 자신 있게 슛을 쏘는 모습만 봐도 선수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완태 단장의 현장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도 김진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이 부담 없이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이는 이유 중 하나다. LG를 배워야 할 팀은 멀리 있지 않다. 한 지붕을 쓰고 있는 야구단 트윈스다. 프런트와 현장의 엇박자,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를 보유하고도 10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한 야구단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가족'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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