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이 남긴 과제 중 하나가 '선(先)수비 축구'에 대한 공략 해법이다. 크로아티아는 3-0으로 여유롭게 앞서자 후반전에 자기 진영에 내려 앉아 수비 중심의 축구를 구사했다. 수비를 두텁게 내세운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한국은 만회 골을 노렸지만 효율적인 공격을 전개하지 못하고 영패를 당했다.
한국은 올해 열리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4경기 중 홈에서 3경기를 치른다. 상대가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을 구사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두터운 수비벽을 공략하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다음달 26일 홈에서 열리는 카타르와의 최종 예선 5차전이 중요한 승부처인 만큼 철저한 준비가 요구되고 있다.
축구데이터분석 업체인 비주얼 스포츠에 따르면 크로아티아전에서 한국의 페널티 박스 진입 패스 성공률은 26.9%에 불과했다. 크로아티아의 35.3%에 비해 훨씬 떨어졌다. 문전에서의 정교한 패스가 부족했다는 뜻이다. 또 후반전의 볼 처리 시간에서도 뒤처졌다. 한국은 전반에 0.99초로 간결한 패스로 공격을 전개했지만 후반 들어 1.22초로 늦어졌다. 반면 크로아티아는 전반 0.99초에서 후반 0.89초로 간결해졌다. 데이터에서 드러나듯이 한국은 후반전에 유기적인 움직임이 일어나지 않았고, 공을 잡은 선수들이 패스할 곳을 찾지 못해 질질 끄는 경향을 드러냈다.
한국은 후반전 4-4-2 포메이션에서 이동국(전북)과 박주영(셀타 비고)의 공격 호흡이 원활하지 못했다. 또 좌우 미드필더인 김보경(카디프시티)과 이청용(볼턴)의 측면 돌파도 눈에 띄지 않았다. 중앙과 좌우 공격 패턴이 모두 막힌 탓에 답답한 공격이 이어졌다. 촘촘한 수비벽을 뚫을 수 있는 간결한 패스와 약속된 움직임 등이 부족했던 탓에 위협적인 공격을 벌이지 못한 셈이다.
따라서 최강희 축구대표팀 감독은 상대의 '선 수비 축구'를 대비해 문전에서의 공격 조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공격 패턴의 다양화가 요구될 뿐 아니라 2대1 패스를 통해 좁은 공간을 파고드는 훈련으로 창 끝을 더욱 날카롭게 만들어야 한다. 카타르전까지 남은 시간은 한 달여에 불과하다. 실제로 태극전사들이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은 일주일 정도다. '최강희호'가 공격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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