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자원부국 카자스흐탄이 ‘국가 대표’ 종목으로 테니스에 집중 투자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테니스 사랑’은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73) 대통령의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칠순이 넘는 고령이지만 틈틈이 테니스와 골프로 건강을 다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테니스는 그 중에서 그가 가장 아끼는 스포츠 종목으로 분류되고 있다. 새롭게 건설중인 수도 아스타나 노른자위 부지에 국립 실내테니스경기장을 지어 각종 국제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국가간 남녀 테니스 대항전 데이비스컵과 페드컵을 모두 유치했다. 이 경기장은 센터코트 1개면과 보조경기장 3개면, 그리고 연습경기장 6개면(하드3개ㆍ클레이3개)을 포함해 모두 10개면을 완비해 놓았다. 카자흐스탄은 겨울철이면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혹한으로 야외활동이 불가능 하지만 테니스경기장은 난방이 잘돼 경기를 지켜보는데 오히려 땀이 날 정도다.
이와 함께 실외코트도 9개면을 확보해 연중 테니스를 즐기는 사람들이 만원을 이루고 있다. 한 교민은 “테니스 코트 1시간 이용료가 한국 돈으로 2만5,000원 정도”라며 “복식 경기비용으론 부담이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대식 시설뿐만 아니라 사람에 대한 투자도 과감하다. 카자흐스탄은 시설투자와 달리 국제대회에서 테니스 성적이 저조하자 아예 외국선수를 귀화시키는 정책으로 급선회했다.
대표적으로 야로슬라바 시베도바(26ㆍ32위)와 퍼박 크세니아(22ㆍ73위), 갈리나 보스코보예바(28ㆍ109위)를 꼽을 수 있다. 이들은 모두 러시아에서 귀화했는데 파격적인 몸값을 받고 국적을 갈아탄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코보예바는 2011년 WTA투어 한솔오픈 준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지난해 kdb 코리아 오픈때도 한국을 찾아 국내 팬들과 친숙한 편이다.
남자선수론 100위권내 3명 모두 러시아에서 귀화한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미하일 쿠쿠슈킨(26ㆍ155위)과 안드레이 골루베브(26ㆍ165위), 예브게니 코롤레브(25ㆍ186위)가 그들이다.
한편 중앙아시아 최대규모의 면적을 자랑하는 카자흐스탄은 구소련이 해체되면서 1991년 독립했다. 남한의 26배, 한반도의 12배가 넘는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큰 나라다. 하지만 인구는 1,700만명에 그쳐 한국의 3분의1 정도에 불과하고 1인당 국민소득은 1만2,000달러다.
이와 관련 주 카자흐스탄 백주현(55) 대사는 6일 기자와 만나 “카자흐스탄 정부는 자녀를 최대 5명까지 낳으면 대통령이 직접 가정을 방문해 ‘출산 영웅’증을 수여하는 등 대대적인 출산장려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백대사는 특히 “카자흐스탄은 한국이 최빈국에서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원동력이 교육에 있다고 보고 한국 정부의 인적자원 투자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 대사는 또 카자흐스탄은 중국의 해외 우수인재 유치 프로그램인 ‘천인(千人)계획’과는 정반대로 3,000명의 자국 유학생을 전액 국비를 들여 세계 최고 대학에 내보내 공부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 대사는 “이들은 국가로부터 월 1,700달러에 달하는 생활비도 함께 지원 받고 있다”며 “최근 카자흐 정부가 유학생들이 다시 고국을 찾을 시점인 2030년엔 세계 50대 주요국가에, 2050년엔 30대 주요국가에 진입하겠다는 야심 찬 청사진도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아스타나(카자흐스탄)=글ㆍ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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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아스타나 국립 실내테니스경기장 센터코트. 왼쪽 상단에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초대형 걸개 사진이 걸려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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