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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다, 액션의 질이 다르다… 불 뿜는 스크린 충돌 '앗! 뜨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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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다, 액션의 질이 다르다… 불 뿜는 스크린 충돌 '앗! 뜨거"

입력
2013.02.07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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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설연휴 극장가는 대작들의 한판 승부로 뜨겁다. 한국 액션의 새 장을 연 '베를린'과 여전히 죽지 않는 액션의 대명사 '다이하드5'가 충무로와 할리우드를 대표해 경쟁을 벌인다. 눈물 콧물 쏙 빼놓는 '7번방의 선물'(이하 7번방)의 멈추지 않는 질주와 속 시원한 일탈을 꿈꾸는 '남쪽으로 튀어'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베를린'

한국영화 액션의 새로운 장을 연 대작이다.

영화는 남북한 첩보원들의 추격전과 이들 사이의 음모, 배신을 그렸다. 베를린 주재 북한대사관 통역원인 아내 련정희(전지현)와 사는 북 첩보원 표종성(하정우)이 무기 거래를 시도하다 남한 요원 정진수(한석규) 일행과 이스라엘 첩보 조직에게 들켜 무산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북한 군부 실세 아들 동명수(류승범)이 김정은 체제로 넘어가는 정권교체 과도기를 틈타 표종성과 북 베를린 대사를 제거하려는 모략을 드러내면서 이야기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시종 팽팽한 긴장 속 사실감 넘치는 액션이 전개되고, 스타 배우들이 그려낸 살아 꿈틀거리는 캐릭터들이 영화의 흡입력을 높였다.

하정우의 몸사리지 않는 연기, 특히 13m 높이 허름한 아파트에서 몸이 전깃줄에 감긴 채 유리를 부수며 떨어지는 액션이 압권이다. 류 감독은 싸움이 벌어지는 공간을 적극 활용했고, 권총이나 통조림통 가위 등을 이용한 타격 등 소품을 사용한 독특한 액션을 선보였다. 15세 이상.

'다이하드: 굿 데이 투 다이'

이번이 다섯 번째인 '다이하드'의 무대는 모스크바다. 존 맥클레인(브루스 윌리스 분) 형사는 아들 잭(제이 코트니)이 러시아에서 사건에 휘말렸다는 소식을 듣고 모스크바로 달려간다. 잭을 만나러 가던 중 눈 앞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하고,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극한 상황 속에서 부자는 재회한다. 알고 보니 잭은 CIA요원으로 작전을 수행하던 중이었다. 부자는 힘을 합쳐 무장테러단의 공격에 맞서게 된다.

맥클레인은 늙었고 스토리는 밋밋하지만 역시 액션은 '다이하드'였다. 가장 인상 깊은 건 도심 카체이싱(차량추격전)이다. 빠르고 현란하진 않지만 묵직하고 파워풀한 추격전이 웬만한 폭파장면보다 더 통쾌하다. 테러범들이 탄 육중한 전투용 MRAP 장갑차량은 코뿔소마냥 양 옆의 차들을 짓밟고 튕겨내며 질주한다. 맥클레인은 다리 위 가드레일을 뚫고 정체된 차량 위로 떨어져 그 자동차들 지붕을 발판 삼아 수백만 달러어치 벤츠 차량 수십 대를 짓뭉개가며 기상천외한 카체이싱으로 테러범을 쫓는다. 15세 이상.

7번방의 선물

정신지체 장애인의 딸에 대한 지고지순한 사랑이란 신파가 눈물을 쏙 빼놓는다.

딸 예승(갈소원 분)의 초등학교 입학선물로 세일러문 가방을 사주려다 유아 살인사건에 휘말린 용구(류승범)는 교도소 '7번방'에 수감되고, 부녀는 생이별을 하게 된다. 동료 죄수들이 천사 같은 용구를 돕기 위해 기발한 작전을 펼쳐 예승이를 7번방으로 데리고 들어오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관객들은 소녀와 흉악범들의 묘한 동거란 판타지가 관객들을 두 시간 동안 울고 웃게 만든다.

6세 지능을 가진 지적 장애인으로 분한 류승룡은 코믹한 말투와 함께, 어린 영혼을 지닌 용구의 순수한 눈빛으로 사람들을 무장해제 시킨다.

딸 예승 역의 아역배우 갈소원은 깜찍한 외모와 말투, 필살의 애교로 관객의 마음까지 녹여낸다. 오달수 김정태 박원상 등 7번방 동료들이 빚어낸 깨알 같은 재미는 두 부녀의 사랑을 굳건히 지탱해준 힘이다. 이들의 도움으로 영화는 늘어짐 없이 시종 팽팽한 긴장과 재미를 유지할 수 있다. 15세 이상.

'남쪽으로 튀어'

세상으로부터의 일탈을 꿈꾸는 영화다.

대학때 '체게바라'란 별명을 지닌 열혈 투사였던 최해갑(김윤석 분)은 이젠 아이 셋을 둔 중년의 가장이자 독립영화 감독이다. 전기세에 보지도 않는 TV수신료가 포함돼 못 내겠다 거부하고, 굳이 학교에 보낼 필요 없다며 아이들에게 공부를 강요하지도 않는다. 구속이 싫어 주민등록증을 찢어 없앤 지 이미 오래고 감시받기 싫다고 골목의 CCTV를 부수고, 지문날인은 병적으로 거부하는 사내다.

어느 날 그의 앞에 고향 후배가 찾아와 해갑의 조부가 마을 주민들에게 내놓은 땅이 이 지역 출신의 탐욕스런 국회의원의 농간으로 국유지로 귀속된 후 리조트 개발 허가가 이뤄져 섬이 파괴될 위기에 놓였다고 전한다. 해갑은 가족을 이끌고 섬으로 이주해 개발업자들과 맞서 섬을 지켜내려 한다.

일본의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영화는 해갑을 통해 남들과 비슷하게 보이기 위해 아등바등 살고 있는 일상이 과연 행복한 것인지를 되돌아 보게 한다. 15세 이상.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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